"◇디지털 디톡스
(...)쇼펜하우어가 재조명되는 첫 번째 이유, 이런 그의 말이 ‘풍요 속의 빈곤, 군중 속의 고독’을 겪는 MZ세대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요즘 세대는 소셜미디어로 수천, 수만 명과 연결돼 있지만, 너무 외롭다. 동호회와 모임으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만날 수 있지만, 거꾸로 쓸쓸하다. 쇼펜하우어는 “우리의 모든 불행은 혼자 있을 수 없는 데서 생긴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8)씨는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으며, 소셜미디어와 약속을 줄이고 있다”며 “디지털 디톡스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디톡스도 되는 기분”이라고 했다.
◇쇼펜하우어는 파이어족
쇼펜하우어는 부(富)의 가치를 잘 알았다. 많은 철학자가 돈을 벌기 위해 강의한 반면, 그는 상속 재산으로 걱정 없이 연구에 매진했다. 지금 MZ세대가 원한다는 ‘파이어족(경제적 독립족)’이었다."
쇼펜하우어와 꼰대, 디지털 디톡스, 파이어족을 한 기사에서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공유하지 아니 할 수 없는 기사였습니다.
기자님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신 게 아닌가 하네요. 그냥 “쇼펜하우어”라는 이름이 뭔가 철학자스럽고 멋있어 보여서 한눈에 주목받기 쉬웠던 게 아닐까요? 적어도, 저에게는 그런 경험이 있네요. 고등학생 시절에 제가 도서관에서 대여한 최초의 철학 고전이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이었는데, 저는 이때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쇼펜하우어”라는 이름과 “인생론”이라는 제목에 매료되었거든요. 결국 한 줄도 제대로 못 읽고 반납하긴 했지만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저도 헤겔을 공부하면서도 헤겔의 이름이 간지가 안 난다고 생각해 항상 아쉽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니체가 이름이 멋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그 Nie "tzsch" e 에서 다섯 개의 자음이 연속으로 나오는 건 좀 폭력적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주변에서는 쇼펜하우어가 위로를 해줘서 좋다는 사람들을 몇몇 보긴 해서, 반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한국어도 간지나지만, 영어가 진짜 간지나는 것 같습니다 (순수이성비판은 한국어가 훨씬 멋있는 것 같습니다. 순수이성비판에 비해 Critique of Pure Reason은 좀 약한 것 같습니다). "Thus Spoke Tharathustra"니깐요. 그래서 Nietzsche - Thus Spoke Zarathustra 라고 써진 책 표지만 봐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 같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Thus라는 단어와 Zarathustra의 영어 발음이 가지는 그 멋이 남다른 것 같아요. 독일어 Also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쓸 단어들이 꽤 있었는데 그 중 Thus로 번역한건 멋에 있어서 참 탁월한 선택이였다고 보입니다. 순수이성비판은 영어 이름 처음 듣고 약간 힘빠지기도 했었던거같네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