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아메리의 '자유죽음론'은 실존주의적 접근의 기술일까요?
그 책은 철학책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철학 사조에 속해 있지 않습니다.
(1) 질문이 매우 모호합니다. '실존주의적'이라는 표현은 굉장히 넓은 외연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 『자유죽음』이라는 책과 '자유죽음론'이라는 이론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구절과 어느 내용에 주목하는지에 따라 '실존주의적'인지 아닌지가 달라질 것입니다.
(2) 철학에서는 질문을 잘 던지는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철학에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이 흔히 범하시는 실수 중 하나가, 자신이 아는 인명이나 자신이 아는 이론을 다른 모든 전공자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당연하게 전제한 채 갑작스럽게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제가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실존주의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철학을 공부하였는데도, 장 아메리라는 분이나 자유죽음론이라는 입장이 매우 낯섭니다. (저에게는 글쓴이님의 질문이 마치 "제 옆집 사는 김철수 아저씨가 어제 저한테 하셨던 말씀은 실존주의적인가요?"라는 질문처럼 답변하기 어렵게 느껴집니다.) 장 아메리라는 인물이 어떤 분이고 자유죽음론이라는 이론이 어떤 입장인지 대략적으로라도 설명해 주셔야 생산적인 답변이 가능할 것입니다.
(3) 참고 삼아 말씀드리자면, 흔히 '자살'과 '살인'이야말로 진정한 철학적 고민거리라고 강조한 것으로 유명한 실존주의 작가인 알베르 카뮈조차도 결코 우리에게 "자살하라!"라거나 "살인하라!"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카뮈의 논의들은 자살과 살인에 대해 '실존주의적'으로 비판합니다. 자유죽음론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인지 저로서는 알지 못하지만, 혹시라도 '죽음조차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이라면 실존주의적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셔서 질문하신 것이라면,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는 점을 우선 지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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