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궁금했던 것들을 올려봅니다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섯 가지가 있는데요 1번부터 5번까지 보시는게 아닌 무작위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다양한 답변을 받고싶어서요)

1.인류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인류의 목적은 지성이 아닐까?

앎을 뜻하는 지성과 (목적에 관한)깨달음이나 진리는 서로 맞닿아있는 개념일테니까요

2.왜 인간의 행복은 좋은 것인가?

인간 모두가 죄인이라면 안 좋은 것 아닌가?
아주 아주 선한 소년이 태어났다고 해보자 그한테 인류는 극악무도한 악인들의 집단이 아닐까?
사회의 가치판단 기본 전제인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라는 것을 정말 확신할 수 있을까? 서로서로 피해를 줘야 더 나은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닐까?

3."진리는 옳다"는 것은 가치판단이 아니라 사실판단이 아닌지?
사실판단이라면
진리는 옳다 -> 진리가 이뤄지는 것은 옳다 -> 진리가 이뤄지길 바라는 것은 옳다 까지도 사실판단으로써 전개될 수 있는 게 아닌지?

  1. 무엇을 원인이라 해야 할까?

4-1 내가 부모님께 받은 5만 원과 알 바로 10만 원을 벌어서 5만 원짜리 개인 용품을 산다면
어떤 돈으로 산 것인가?

4-2 빅뱅 이후부터 현재까지 137억 년 가량이 지났다 그 137억 년이 지금 이 지구에서의 살인사건을 만들 때까지 수 없이 많은 영향을 줬을 텐데 그 살인범의 자유의지는 자시고 죄가 없는 것이 아닌가? 빅뱅의 탓,자연의 탓,그러니까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라 봐도 무방한 것이 아닌가?

5.자의라는 것이 정말 있을까?
자의는 오로지 타의에 의해서 태어나며 생긴다
태어난 이후는 어떤가 환경,유전자 모조리 타의이다 결정론과 자유의지를 논하기 전에 애초에 자의가 있기는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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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상한 논증입니다. (i) 인류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른다. (ii) 인류의 목적은 지성이다.
논리학적으로 오류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직관적으로 느끼기에는 그렇습니다. 어떻게 A에 대해 모르겠다면서 A가 무엇인지 말할 수 있죠? 이는 마치 A가 뭔지 모르겠다 하지만 A는 사과일 것이다, 라고 주장하는 것과 유사하게 들립니다.

주장을 좀 더 그럴듯하게 만들려면 층위를 구분하는게 좋아보입니다. (i) 인류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른다. (ii) 따라서 (목적을 모르는) 인류의 목적은 자신의 목적을 알고자하는 것이다.

(2)

이 문장은 어디서부터 손대야하는지조차 막막한데, 우선 "진리는 옳다."는 가치판단도 사실판단도 아닌 그냥 동어반복입니다. 진리(truth)는 정의상 옳은 것/참인 것입니다. 저 말은 마치 "물은 물이다." "유부남은 부인이 있는 남자다." 같은 말과 같습니다.

차라리 "X가 진리다/참이다."라는 명제에 대해선 사실판단인지 가치판단인지 참인지 거짓인지 왈가왈부가 있을 수 있어 보입니다.

(2-1)

이 역시도 아주 단순한 사례로 반박이 가능할듯합니다.

(i) 인간은 죽는다 -) (ii) 인간이 죽는 것이 옳다 -) (iii) 인간이 죽기를 바라는 것이 옳다.

(i)에서 (ii)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지 의문이네요. 아마 (ii)의 옳다는 "참이다"의 의미가 아니라 "그래야 한다."는 가치 판단의 의미일겁니다.

사실 판단/가치 판단의 구분과 관계에 대해서 어마어마한 논의가 있고 복잡하긴 하지만, 일단은 둘이 "구분된다"는게 대다수의 의견입니다. 왜냐하면 둘을 구분하는 아주 직관적이고 무시할 수 없는 예시가 있기 때문입나다.

A와 B라는 사람이 있다칩시다. 둘 다 Z가 사과맛이 난다는 "사실"에는 동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좋은가? 묻는다면 A/B는 다른 의견, "가치 판단"을 가질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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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장/의문과 근거/논증 사이의 관계가 납득이 되지 않네요. 특히 하단의 논증은 사실상 넋두리에 가깝다 생각합니다.
다만 주장에 대해선 동의하는 학자들이 어느정도 있습니다.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고 좋다."는 지나치게 과장된 견해라는 것이죠.

(2)

인과론에 대해서는 전 모릅니다. 나아가 인과론은 철학내에서도 어떠한 합의가 없고 온갖 이견이 많기로 악명 높은 분야입니다....관심이 있으셔도 좀 다른 공부부터 하시고 들어가시는걸 추천드립니다.

(3)

4-2와 5가 비슷한 질문인 것 같네요. 크게 문제는 두 가지 같습니다. (i) 인과론과 자유의지의 문제 그리고 (ii) 거기서 파생되는 도덕적 책임의 문제.

이 역시도 복잡한 문제고...논문과 이견이 수두룩하지만 일단 두 문제를 구분해버리는게 오늘날 통용되는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자유의지가 있든 없든 어떠한 행위자 A가 '자발적으로' 행위 B를 했다면, 그에 대한 도덕적 책임이 있다 보는 것이죠. (물론 이게 정말 '도덕적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고 '자발성'이 논쟁적인 단어여서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일단 논의를 두 가지로 구분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유용한 의견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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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류의 목적은 모르지만 인류의 목적을 찾아낼 수단은 우리가 알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정리해주신 말을보니 그렇게 정리하는 편이 훨씬 낫겠네요

(2)
동어반복이라는것은 알고있었습니다
동어반복이어도 사실판단이라 부를 수 있는게 아닌가요? 동어반복이면서 동시에 사실판단인 그런 문장은 없는 건가요?
그야 저 문장은 참/거짓인지 객관적으로 구분이 가능한 문장이니까요

(2-1)
말씀하신 사례는 좀 다른 것같다고 느껴집니다
진리는 본질자체가 옳은 것이기에
진리는 옳다 -> 진리가 이뤄지는 것은 옳다 라는 전개가 가능한것이니까요
"진리는 이루어져야 한다"라는것도 사실판단이라고 주장하고 싶어지네요 마찬가지로 동어반복인 특성을 지니고 있기때문입니다 진리라는 것의 의미는 "이루어져야 하는것" 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을거기때문입니다

인간의 행복 추구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에서 보기에 좋은 것이고, 모두가 악인으로 보이는 정말로 선하고 착한 그런 소년한테는 인간의 행복 추구는 더 없이 추악하고 혐오스러운 일일거라는 것입니다
저런 식으로 사람들의 판단의 기반인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 라는 기본전제 조차도 사실상 기초가 다져져있지 않은 주장이 아닐까싶었습니다

(1)

사실/가치 판단이라는게 학자마다 다르게 쓰는 것이라 정답이 있다 하긴 그렇지만 적어도 제 눈에는 기묘한 용법으로 보입니다.
A=A라는 동어반복은 대체로 그냥 동어반복일뿐이니깐요.

통상 사실이라하면, 이 세상(과 이 세상과 연관되어있다 믿어지는 형이상학적 세상)에 대한 진술입니다. 사과는 빨갛다, 사과는 맛있다, 신은 있다 등등. 하지만 동어반복이 이런 세상에 대한 진술인지 약간 갸우뚱하게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2)

이 진술은 진리와 본질 같은 형이상학적 주장들은 하나로 합쳐놓으신듯합니다.

"사람은 죽는다."는 부정의 여지가 없는 참이며 따라서 진리(truth)입니다. 하지만 질문자님은 진리가 좀 더 우위에 있는 무언가, 혹은 본질처럼 여기시는듯합니다. (예컨대, 사과는 빨갛다는 참이지만 사과의 본질은 아니다.)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바꾸면, 제시하신 말은 나름 옹호될 수도 있습니다. (사과 씨의 본질은 사과나무가 되는 것이다 - 사과 씨는 사과나무가 되는 것이 옳다 - 사과나무가 되도록 해줘야한다.)
(아마 오늘날 생물학적 목적론을 통해 여러 가치 판단들을 자연화-사실판단으로 환원하고자하는 학자들이 동의할 법한 의견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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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진리는 하나의 미지수(x)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이야 진리가 무엇인지 몰라서 x라 표현을 하지만 진리가 정말 있다면 반드시 어떤 행위따위를 뜻하겠죠 예를들어 "덕을 갖추는것이 진리"라는것을 누군가가 밝혔다고 해봅시다
"진리는 옳다"를 풀어서 쓰면 "덕을 갖추는것은 옳다"가 될것이고 "덕을 갖추는것이 진리다"가 될것입니다
위에서 말씀하신 "x가 진리다"의 형식이 되지 않나요?
몰라서 진리라 표현하는 것일뿐 진리가 무엇인지 밝혀진다면 명확히 저 문장은 사실판단이라 볼 수 있을것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동어반복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단지 진리가 무엇인지 몰라서 그런 것이고, 진리가 무엇인지 알아낸다면 동어반복이 아니지 아닐까요?
"책상은 분자이다"
분명 원시인은 저 문장을 새로운 발견이라고 여길것이고,
현대인은 동어반복이라 여기지 않을까요?
비슷한 맥락으로 진리가 무엇인지 알아낸다면 단순 동어반복이 아닌 사실판단이라 여길 수도 있을겁니다

하나의 질문에 너무 많은 것들이 전제되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용어 하나하나가 지나치게
모호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언뜻 이미 답을 정해 놓은
질문으로 보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정말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마 여기서 답을 구하시기 보다 상세한 서양철학사
관련 책을 한 번 읽어보시면 더 적절한 답을 내실 수,
혹은 생각해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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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혼자 정리해보자면 덕을 갖추는 것이 진리라고 정해진 세상에서
"덕을 갖추는 것은 옳다"라는 말이
동어반복이면서도 사실판단으로 보인다면,
확장해본다면 "진리(그 세상에서 가장 옳은 것)는 옳다"는 말은 사실판단이 될테고,
진리(그 세상에서 가장 옳은 것)는 사실판단으로써의 올바름이 증명된다는거죠

우선 서로의 편의를 위해 어떤 주장을 할 때는 서론 본론 결론이 갖춰진 글의 형식을 하고 질문을 할 때는 어떤 맥락에서 어떤 것을 궁금해햐는지 명확하게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선 Whynot 님의 질문을 보면 진리를 한 명제의 참 여부 또는 인식론적 참 개념을 넘어 보편적인 원리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의 진리를 추구한 철학자가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만 이런 짧은 글 안에서 모두가 동의할만한 보편적인 목적으로서의 진리를 주장하는 것은 성급해 보입니다(특히 1번과 관련해서).

윤리학에는 사실과 당위의 구별이라는 논제가 있습니다. 어떤 사실 명제에서 당위 명제로의 이행은 언제나 논리적인 비약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물론 이것보단 더 복잡합니다). Whynot님은 'x는 옳다' 라는 문장을 근거로 'x는 참이다'라는 명제에서 'x를 해야만 한다'가 도출되는 것 아니냐고 물으시는 것으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한국어의 '옳다'가 중의적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에 대한 명제 x에 대한 영어 문장 'x is truth proposition'은 x가 참인 명제이다를 의미할 뿐 'ought to x'라는 당위명제까지 확장할 수 없을 테니까요.

행복=좋음(또는 도덕적 선)이라고 정의하는 사람은 아마도 공리주의 전통에 속하는 윤리학자일 것입니다. 이러한 공리주의 또는 결과주의에 대한 다양한 반론이 존재하는 만큼 그와 관련된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윤리학 교재는 의무론과 공리주의의 사이의 논쟁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유의지와 도덕적 책임의 문제는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진 문제입니다. 저의 짧은 식견으로 이런 방대한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다루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몇가지 추전도서를 제안합니다.

  • 마크 발라규어 《자유의지》: 다양한 자유의지 회의론을 철학적으로 분석한 책입니다.

  • 존 설 《신경생물학과 인간의 자유》: 자연과학의 기계론적 세계관 안에서 자유의지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자유의지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사회철학에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한 책입니다.

  • 앨프리드 R. 밀리 《자유의지와 과학》: 자유의지주의에 속하는 철학자가 현대 과학을 근거로 제시된 자유의지 회의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책입니다.

  • 대니얼 C. 데닛, 그레그 카루소 《철학 논쟁》: 양립가능론 입장에 선 데닛과 도덕적 책임에 대한 회의주의를 주장한 카루소가 서로의 입장에 서서 논쟁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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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음에 대해 만족스러운 답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던지려는 질문을 명확하고 날카롭게 다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글에는 대체로 용어들이 마구 뒤섞여 있어 질문들 자체가 질문으로서 성립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기초적으로나마 철학 공부를 하고 개념적 혼동을 해소한 다음 다시 질문을 던지실 것을 추천합니다.

(1) 앎, 지성, 목적, 진리 개념은 모두 분명하게 구별되는 개념들이고 각기 상이한 철학 분과 속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어떤 개념들이 맞닿아있다는 것은 그 개념들을 임의적으로 뒤섞어 써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2) 행복의 개념이 뚜렷한 근거 없이 죄나 피해 개념과 연결되고 있습니다. 그 물음은 행복과 불행에 관한 것인가요, 도덕적 선행과 악행에 관한 것인가요? 선과 행복은 도덕철학에서 뚜렷이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행복을 좇는 행위가 도덕적으로 선한 행위라는 철학적 입장이 있지만, 그마저도 행복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도덕적 선을 과연 제대로 정의할 수 있느냐가 그 입장에서 논쟁거리입니다.

(3) 이 역시 진리 개념에 대해 기초적인 공부를 마치시고 난 뒤 다시 질문을 던지시기 바랍니다.

철학에서는 다종다양한 진리 이론이 있지만, 그 이론들이 모두 "~는 참이다"라는 술어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규명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진리를 "하나의 미지수"이면서 "어떤 행위따위"라고 정의하는 입장은 철학에 없습니다. 더구나

'~는 참이다'가 이뤄지는 것은 옳다

같은 문장은, 이것이 사실판단인지 가치판단인지를 따지기 이전에 제대로 된 문장으로서 성립조차 하지 않습니다.

(1-3)과 다르게 (4)와 (5)는 질문으로서 제대로 성립하는 질문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원인 개념과 인과관계, 그리고 자유의지와 결정론에 대해서는 수백 년에 이르는 방대한 철학적 논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철학적 논의에 대한 아무런 참조 없이 진공 상태에서 단순히 물음을 던지는 일보다는 적어도 개설서의 형식으로라도 어떤 입장들이 있는지를 참조하신 뒤에 질문을 던지시는 편이 물음의 답을 찾는 데 훨씬 수월합니다. 바로 위의 @Consequentia 님께서 추천해주신 책들을 일독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기에 더해 나이절 워버턴,『철학의 근본문제에 관한 10가지 성찰』(최희봉 역, 자작나무, 1997)을 일독하시기를 권합니다. 본문에서 뒤섞여 있는 개념어들 중 대부분이 아주 쉬운 문장으로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Ps. 그리고 "자유의지"는 "자의"와 바꿔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자의(arbitrariness; Willkür)는 순전히 어떤 행위가 임의로 행해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반면 자유의지는 어떤 행위를 할지를 행위자 자신에 의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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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악한 사람에게는 벌을, 선한 사람에게는 상을... 이것은 이 사회의 통념이자 이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제가 주장하는 바는 사람들이 선과 악을 판단하는 기준이 확실히 맞다고 할 수가 있냐는 겁니다
어쩌면 인간 모두가 악한 존재였고, 모두가 악하기에 서로 악한것을 모른다면, 모두가 벌을 받아야하는 상태에 놓여있을 수도 있다는겁니다

(3)
이제야 제가 진리라는 단어를 제멋대로 사용하고 있었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진리는 "가장 올바른 행위"를 뜻한다고 볼수있을것 같습니다
다시 고쳐쓰자면 "가장 올바른 행위는 올바르다" 라는 문장이 가치판단인지 사실판단인지 묻는게 되겠네요

p.s에 달아주신 답변에 대해서,...
저는 자유의지보다 자의를 더 광범위한 의미로 썼습니다
자유의지는 말씀하신대로 행위자 자신에 ...
을 뜻하는겁니다만 자의라는 의미는 저는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이라는 뜻으로 썼습니다
한마디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이 애초부터 없었는데 어떻게 스스로 결정한다는 말이 성립할수있냐는 겁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기초적인 철학 공부를 통해 지금 사용하고 계신 용어들의 올바른 의미와 사용법을 익히신 다음에야 질문이 제대로 된 형식으로 물어질 수 있습니다.

(2)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무슨 기준을 가지고 선과 악을 판단하나요? 그 기준에 대해 사람들 간에 합의된 바가 애초에 있긴 있나요? 지금 사용하고 계신 "선"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엇이고 "악"은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요? 그러므로 물으시는 바에 제대로 된 대답을 찾으려면 "선"이나 "악"이 무엇이냐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3) 말씀하시는 사실판단은 무슨 뜻이고 가치판단은 무슨 뜻이지요? 아주 거칠게 말해서 사실판단은 기본적으로 경험적 사실을 기술하는 판단이고, 가치판단은 (경험적 사실과는 구별되는) 도덕적, 문화적, 미적인 속성들("좋다", "아름답다", "예의바르다", "나쁘다")을 일컫는 판단이라고 해봅시다.

그런데 지금 말씀하시는 문장

는 "가장 F인 x는 F이다", 즉 "x가 가장 F라면, x는 F이다"라는 형식을 띠는 문장입니다. 이 문장은 따지고 볼 것도 없이 그냥 자명하게 참입니다. 그러니까 이 문장은 "가장 붉은 깃발은 붉다", "가장 단단한 광물은 단단하다"가 자명하게 참인 것과 같은 이유에서 참입니다.

그리고 이 문장의 참은, 깃발의 붉음이나 광물의 단단함에 대한 경험적 탐구를 통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고, 붉음이나 단단함이 우리에게 갖는 도덕적, 문화적, 미적 가치에 의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가장 ~이다"이라는 말의 의미가 그렇기 때문에 참입니다. 그러므로 말씀하신 문장은 가치판단도 아니고 사실판단도 아니라 그저 "가장 ~이다"라는 술어의 의미에 의해 참인 문장일 뿐입니다.

+나는 "자의반 타의반" 같은 표현에서의 "자의"를 뜻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철학 텍스트에서 "나의 생각이나 의견"이라는 의미에서 "자의"라는 용어를 도입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것을 의미하시려면 단순히 "나의 생각", "나의 사유" 정도로 표현하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나의 생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의 주장이 말이 되나요? 내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 위해서도 생각중이시지 않나요? 그 생각이 어디서부터 왔든 간에 말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물으시는 질문에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를 먼저 명확히 해야 합니다. 잘못 물어진 물음에는 올바른 대답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이 책상은 형제가 몇명인가?", "붉은색은 무슨 이유로 슬퍼하는가?" 같은 물음에는 제대로 된 답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책들을 탐독하셔서 "진리", "선", "사실", "가치", "자유" 같은 기본 개념들을 먼저 깔끔하게 정리하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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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는 말씀이 무엇인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몇가지 더 말씀드려보고 싶은게 있습니다

(2)선과 악이 무엇인지 단적으로는 공감능력을 예로 들어볼 수 있을겁나다
저의 생각은 인간은 애초부터 굉장히 낮은 공감능력을 가진 동물일수도 있다는거죠 그러니 악하고 그러니 벌을 받아야한다는 뜻인거죠

(3)만약 어떤 것이 가장 올바른 행위라는 것인지 후대에 밝혀진다면 그때는 가치판단이나 사실판단인지 구분 지을수 있을까요? 덕을 갖추는 것이 가장 올바른 행위라고 밝혀진 세상에서 "덕을 갖추는 것은 올바르다"라는 것은 사실판단이나 가치판단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게 아닌가요?

저로서는 이제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 이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질문자분의 궁금증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나이절 워버턴의 『철학의 근본문제에 관한 10가지 성찰』을 일독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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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해보니 무척이나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가능하다면 마지막 질문에 대한 생각을 대충이나마 답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대로 끝내기엔 답답한 감이 있어서요

도움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추천해주신 책 잘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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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분들이 이미 말씀해주셨듯이 사실 질문자님의 궁금증은
친절한 철학사책들에 다 나와있을거에요
(설사 명백한 답까진 얻을수 없더라도 최소한 의미있는 질문을 던지는 방법만큼은 배울수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같은 초심자에 비전공자 입장으로서 제의견을 말해볼게요

(A) 작성자님의 추가댓글들을 단서(?)로해서 (2)번질문을 최대한 재구성해보자면 이런 질문같습니다

1.선악의기준은 상대적이거나 오해되어 왔다.
2.그러므로 인류는 악하다.
3.그러므로 모두 벌을 받아야한다.

그러나 이렇게보면 1번전제에서 어떻게 2번전제가 도출될수있는지 불분명하고,
또 설사 2번이 참이라고 해도 3번이 바로 참이 되는건 아닌것같아요.

왜냐하면 3번결론을 도출하기위해선 '악한 사람들은 모두 벌을 받는것이 옳다' 라는 숨겨진 규범적 전제가 필요한데,
(악한사람들이 모두 '필연적으로' 혹은 '자연법칙적으로' 벌을 받는건아니니까요)

1번전제에서 선악의 기준이 지금까지 오해되어 왔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숨겨진 규범적 전제는 또 '선악의 기준은 인류에게 지금껏 오해되어 왔지만, 나만큼은 올바른 규범적 기준을 인식할수있다'
라는 숨겨진 전제를 또 필요로 하는것 같습니다. 근데 직관적으로 이 전제는 참일 확률이 매우 낮겠죠.

(B) 어떤것이 올바른 행위인게 '밝혀졌다'라고 했을때 우리는 사실판단처럼 세계안의 경험적 사실을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그렇게 말하는것이 아니기때문에 가치판단이라고 하는것같아요.
(우리가 '사과는 빨간색이다'라는 판단을 할떄는 세계안의 사과를 관찰해서 참거짓을 가릴수있지만,
'도둑질은 나쁘다'라는 판단은 세계안의 범죄현장을 아무리뒤져봐도 '그자체로' 가치판단을 내릴순없죠)

(근데 이건 솔직히 이 부분은 저도 자신이 없습니다. 사실과 가치는 윗분들이 말씀해주셨듯이 철학교양서에 단골로 나오는 주제라서 그런걸 찾아보는게 혼자 고민하는것보다 생각정리에 훨씬 효율이 좋을거에요.
그런 종합적인 논의를 한번 살펴보시면 작성자님의 질문이 여러방향으로 늘어지는 문제도 해결될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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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저는 말씀해주신 1 -> 2 -> 3의 전개 과정이 반드시 옳다고는 생각 안해요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거죠 그리고 그럴 가능성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어도 판단의 기초인 만큼 큰 문제가 되는게 아닌가 했죠

(B)
B에 대해서는 이런 예를 들고 싶은데요
지구는 평평하지 않다라는 사실 판단이 분명 있지만, 평평하다고 주장 하는 사람들도 있죠
이것은 그 사람들의 무지에서 비롯됬다고 볼 수 있고 정상적이 고등교육을 받는다면 평평하지 않다라는걸 알아내겠죠

가장 올바른 행위도 이런 모양인 것같습니다
가장 올바른 행위가 올바르다는건 객관적으로 참인 사실판단인데 사람들의 무지에(모든 사람이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완전히 공감한다면 모든 사람의 의견은 하나로 좁혀질 것입니다) 의해서 서로 다르게 보이는게 아닌가싶습니다

(1) 수면 내시경 후라 두서가없네요.

사실 이 논증은 논증이라허기도 그래요. 아무리봐도 '정당한 추론인지 모르겠습니다. 비약도 심하고 요지가 뭐인지도 모르겠고....

그와 별개로 (i) 판단의 기초라 무오류가 중요하다는거 역시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인식론적으로도 어떤 합리적 추론을 위해 "토대"가 중요하다는 토대주의는 그저 한가지 입장일뿐입니다.

(2)

이는 헝이상학적 문제와 인식론적 문제를 뒤섞었습니다. 동전 던지기를 생각합시다. 던져서 아무도 안 보아도, 앞인지뒤인지 참은 형이상학적으로 정해저있습니다. 다만 거기에 접근할 수단이없어 모를뿐이죠.

가치가 형이상학적으로 참이라는 주장은 꽤 있어왔습니다. 다만 그 참에 접근하는 인식론적 수단으료 공감을 제시한다는게 좀 오묘하네요. 대체로 헝이상학적 가치를 제시하거든요.
감정이란 개개인이 다르게 느끼는 경우가 많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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