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게 이론의 지시체에 대해 여쭙습니다

안녕하세요, 언어철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부생입니다. 학부 수업 교과서를 보다 도통 모르겠는 부분이 있어 질문드립니다.

교과서에 따르면, 프레게의 informativeness 문제에서 의미가 지시체(Bedeutung)와 동일하다 가정하는 귀류적 논증에 숨겨진 전제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만약 누군가 a의 지시체와 b의 지시체를 알고 a의 지시체와 b의 지시체가 사실 동일하다면 그는 a의 지시체와 b의 지시체가 같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이 전제가 타당하지 않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혹시 이 전제에 대한 반례가 있을까요?

의미=지시체 이론이 맞다면, 위의 전제에서 "지시체"를 "의미"로 치환해도 동일한 전제가 되겠죠?

만약 누군가 a의 의미와 b의 의미를 알고 a의 의미와 b의 의미가 사실 동일하다면 그는 a의 의미와 b의 의미가 같다는 것을 안다.

만약 이 전제의 반례가 있다면 의미=지시체 이론은 실패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잘 알려진 반례는 샛별=개밥바라기별=금성 의 예시가 있죠.
철수는 "샛별"과 "개밥바라기별"의 (일상적) 의미를 알고 있습니다. "샛별"은 "새벽에 뜨는 별"을 의미하고, "개밥바라기별"은 "저녁에 뜨는 별"을 의미한다고요. 그런데 우리의 무식한 철수는 사실 "샛별"과 "개밥바라기별"이 동일한 지시체(=금성)의 서로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철수는 "샛별"의 의미와 "개밥바라기별"의 의미를 알고, "샛별"의 의미와 "개밥바라기별"의 의미가 사실 동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수는 "샛별"의 의미와 "개밥바라기별"의 의미가 같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미=지시체의 전제는 철수의 예시를 설명하지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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