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도 어렸을 때나 할 수 있다

노력도 어렸을 때나 할 수 있는 거 같다.
여기서 노력은 사회, 경제적 지위를 상승시킬 수 있는 활동을 염두해두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래의 세가지로 구성되는 듯하다.
(1) 목표를 세움
(2) 타당한 계획을 세움
(3) 계획을 성실히 이행함

(1)은 나이 먹어서도 할 수 있는 듯하다. (2)와 (3)은 나이먹어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2)가 어려워지는 이유
타당한 계획은 아래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듯하다.
(2-1). 계획을 세울 때 전제가 되는 사회, 정치적 상황이 완수시까지 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내가 2017년 경에 면동에 스포츠 용품 가게를 차리는 5년짜리 계획을 세웠다고 해보자. 나는 경제적으로 합리적이기 때문에, 스포츠 용품 시장의 크기와 명동의 물동량을 상세히 조사하고, 초창기 자금이 2022년 경에는 자리를 잡아 충분히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판단하여 2년간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에는 실제로 가게를 열었으나 그 해에 코로나가 터져버렸다.
(2-1) 조건을 만족 시키는 것은 계획의 기간이 길어질 수록 어려워진다. 1년 계획은 그 계획의 핵심이 되는 전제가 거의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30년 짜리 계획을 세운다면? 북한이 30년안에는 핵을 쏠수도 있지 않을까? 코로나 같은 범국제적 재앙이 또 일어나지 않을까? 극단적으로 보이는 가능성이지만 계획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리스크는 커진다. 이는 대부분의 장기계획이 가지는 근본적인 리스크로 보인다.
(2-1') 계획의 완수 기간이 길어질수록 타당한 계획이 아닐 개연성이 크다

그런데 아래의 명제는 참으로 보인다
(2-2) 나이를 먹을수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의 완수 기간이 길어진다
어릴 때는 학점 올리기, 재수 등 사회, 경제적 지위를 상승시키기 위한 노력에 필요한 기간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인듯하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수년의 기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지는듯하다.

(2-1'), (2-2)에 의해서 "나이를 먹을수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운 계획은 타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3)은 왜 어려운가?
나이를 먹을수록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결혼이나 육아 등을 일컫는다.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부양의무가 있다면 부모님의 은퇴 이후로 내가 내야할 돈도 커진다. 이런 것이 자유시간을 많이 줄인다. 또한 건강과 체력이 악화된다. 때문에 의무적으로 사용한 시간 이외에 남는 시간의 질이 떨어진다. 때문에 성실한 이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의 양과 질이 모두 떨어진다.

(2), (3)이 나이들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2), (3)으로 구성된 노력을 하기가 나이들수록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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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학회에 30대 이상에서는 노력이 사회, 경제적 지위 상승에 영향을 못준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거에 영감을 받아서 위와 같은 논증을 명제 논리로 구성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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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글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건 아니지만, 읽다 보니 저희 아버지의 일화(?)가 생각나네요.

제 아버지가 개신교 목회자이신데, 예전에 다른 교회 청년부 수련회에서 ‘청년 모세’라는 주제로 설교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대요. 그래서 모세에 대한 내용을 준비해서 당일에 한참동안 설교를 했는데, 설교 막바지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성경에서 모세의 본격적인 활동들은 80세부터 시작된다는 게 떠올랐대요. 성경 속 모세는 ‘청년’이라고 하기에는 시작부터 이미 너무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던 거죠.

그런데 자신의 설교 내용은 ‘청년’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는 모세에 대한 일반적인 설교라서, 설교의 마지막 부분에 갑작스럽게 예정에 없던 방향 전환(?)을 했대요.

여러분, 그런데 지금까지의 내용은 모두 모세가 80세 이후에 했던 일들입니다. 그런데 왜 이번 설교의 주제가 ‘청년 모세’인 줄 아십니까? 그건 바로 모세가 자신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청년과 같은 열정을 잃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노력하기 쉽지 않다는 데 많은 부분 동의하지만, 개인적으로는 80세가 되어도 열정적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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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본 짤 하나가 생각나네요. 아마 세로축이 '청소년~청년, 중~장년. 노년'인가 그랬고, 가로축이 '돈, 시간, 체력'인데 어느 시기이든지 간에 꼭 한 가지 요소씩 모자라서(예. 소년기에는 '돈'이, 중장년 때에는 '시간'이, 노년에는 '체력'이) 평생 완전히 충족된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이죠... 공교롭게도 노력이라는 것 또한 돈, 시간, 체력 모든 것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지 싶기도 하고요.

이거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