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 레벨 (뇌피셜)

공부하다가 문득 학자의 레벨에 관한 생각이 들어서 주관적인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학자 레벨 0: 중요한 문헌을 가려낼 수 있는 수준

학자 레벨 1: 논문을 읽고 문제의식과 논증을 떠올릴 수 있는 수준

학자 레벨 2: 자신의 생각을 수미일관하게 서술할 수 있는 수준 (논문을 게재할 수 있는 단계)

학자 레벨 3: 논문을 읽고 평가할 수 있는 수준 (2차 문헌을 맹목적으로 읽는 단계를 벗어남)

학자 레벨 4: 자신만의 '고유한' 해석을 전개할 수 있는 수준 (논문이 피인용됨)

학자 레벨 5: 자신만의 '고유한' 해석의 깊이와 넓이가 확장됨. (논문 지도 가능)

학자 레벨에 관한 선생님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죽기 전엔 레벨 5에 도달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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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에 본 글이 생각나네요.

조금 다른 결에서 학자의 수준에 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평가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세계적인 학자에 거침없이 이류 딱지를 붙이는 모습이 당시 제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는지 아직까지도 '누스바움'하면 '이류'를 같이 떠올려버리는(!) 몸이 되었어요. (책임져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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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주 다른 생각이 들어서 이전 댓글 삭제할게요 ㅠㅠ.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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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누스바움이 이류면… 어떡합니까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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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회된 댓글 내용이기는 하지만, 레벨의 순서가 좀 바뀌어야 한다는 데에 저도 동의를 합니다. 특히 레벨 2와 레벨 3의 순서가 뒤집혀야 할 것 같아요. 한편 레벨 4에 해당하는 “자신만의 ‘고유한’ 해석을 전개한다” 조건이 부기되어 있는 “논문이 피인용된다”와 꼭 같이 갈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고유하고 설득력있는 이론을 전개한다 하더라도 모종의 유행?이랄지, 아무튼 학계의 흐름과 잘 안 맞는다면 인용이 잘 되지 않거나 한참 지나서야 연구물이 주목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제가 이런 단계를 지을 수 있을 급은 안 되지만 ㅋㅋㅋㅋ) 다음과 같은 기준이 제게는 더 설득력있어 보이는데요:

  1. 자신의 질문이 어떤 문제 범주에 속하는지를 식별할 수 있다 (학부 수준의 교육이 목표하는 바가 이것이죠).
  2. 유관한 문제 범주에서 제기된 주요 이론들 및 논증 구조를 이해한다 (석사 수준의 교육이 목표하는 바는 이것이고요).
  3. 자신의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논증을 구성할 수 있다 (대학원에서 쓰는 수많은 페이퍼들…).
  4. 전통적 관점들이 갖는 문제들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설득력있는 대안을 제안할 수 있다 (아마도 박사 수준의 교육이 목표하는 바).
  5. 자신의 질문을 학계의 현재적 흐름에 맞게 위치시킬 수 있다 (여기에서부터 유의미한 논문 발표가 가능해지겠죠).
  6. 자신의 이론을 학계에서 토론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전문가’의 반열).
  7. 자신의 이론을 학계에서 영향력 있는 입장으로 위치시킬 수 있다.
  8. 자신의 질문을 통해 학계의 현재적 흐름을 전환시킬 수 있다.
  9. 자신의 이론이 교과서적인 것이 된다.
  10. ?

이 기준에 따르면, 2-3단계만 되어도 학부 수준의 강의는 충분히 할 수 있을 텐데, 석사 학위가 대학 강의를 위한 최소 기준이라는 점과 잘 맞습니다. 5단계 정도가 되면 당당하게 박사과정 학생들을 지도할 수도 있겠고요.

한편, 이른바 ‘일급 학자’라고 부를 만한 수준은 6-7단계 사이의 어디쯤일 것 같습니다. 8단계가 되면 그건 정말 특급이겠고요. 이걸 넘어선 어떤 단계가 있다면 어떤 것일지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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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