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can studying philosophy lead one to depression?"
답변을 보면 (약간 의역이 있고, 문장을 편집하기도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철학을 절박하게 연구하면 절대적으로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항상 그런 것도 아니고, 철학 자체의 잘못은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연구하는 철학의 분야와 관련이 있다. 특히 실존주의를 연구한다면 우울해질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 아무리 정신적으로 건강해도 철학적 사유를 통해 인생이 허무하고 의미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우울해질 것이다"
등등의 답이 있더군요. 올빼미 선생님들께서는 아마도 다들 처음에 철학이 좋아서 시작하셨겠죠. 지금은 철학연구/공부가 자신의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철학의 분야에 따라 연구자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도 차이가 있을까요?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의 차이는 정신적인 면에 미치는 영향에도 차이로 나타날까요?
위 질문들과 꼭 상관있는 말씀을 하실 필요는 없고요, 의견들을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음... 개인적인 경험에서 보았을 때, 철학 공부를 통해서 우울해진다는 말을 전적으로 부정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철학 자체 때문에 우울하게 되었다는 건 전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철학 공부를 통해서 세계를 바라보게 되었을 때,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 건 아니었나 싶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갖게 된 문제의식, 습득한 개념들과 그 활용을 통해 세계의 문제들이나 비참함을 더 명료하게 보게 되면서 우울감이 짙어진 것 같긴 하네요....ㅎㅎ
하지만 우울감을 극복하는 것에 철학이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필연적 일들, 제 통제를 벗어난 사건들에 대해 적절히 대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인 경험에 기초한 것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안겨줄 수 있는 말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또는,
라는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철학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우울증을 얻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철학으로부터 필연적으로 귀결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사실 이건 비단 철학 뿐만 아니라 다른 학문에 대해서도 충분히 성립할 수 있는 명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Wildbunny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검증이 필요할 것 같긴 하네요! :)
특히
이 명제에 대해서 저는 정말 동의하기 어렵네요. 아마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고 변화하거나 소멸한다는 가르침이든, 모든 것은 비어있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가르침 등에 따르는 것 같은데, 이것에 대해 다르게 주장하는 철학적 사유들을 의도적으로 간과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반가워요, @dwarf_720 선생님. 저도 그 의견에 마찬가지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인생이 허무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도 깊이 관련되어 있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애초에 자신의 삶이 허무하다는 생각 자체를 갖지 않겠죠.
삶은 가치있고, 아름답고, 의미있는 것이며, 고난의 태풍이 몰아치더라도 나의 삶은 똑같이 가치있고, 아름답고, 의미있는 것이리라.
더운데 건강히 잘 지내시고, 철학에 대한 관심, 지금 하시는 일들 모두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