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께서는 전공을 어떻게 정하셨나요?

안녕하세요, 곧 석사과정에 진학하는 철학과 학부생입니다.
저는 현재 지역에서 철학 공부 중이고, 학교 자체 제도로 대학원 수업을 함께 듣고 있습니다.
사회철학 계열의 수업으로 홉스, 스피노자, 흄 등을 읽고 있고 이외 스터디로 분석미학, 현상학, 신유물론(이라고 일컬어지는 이야기들) 도 접해왔습니다. 곧 은퇴하시는 교수님들도 계시고 해서 석사 진입 전에 전공 주제와 학자를 비교적 명확하게 잡고 들어갈 것을 다른 선생님들께 추천받았는데, 워낙 팔랑귀(?)이다보니 새로운 텍스트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갈대와 같아집니다... 서강올빼미 선생님들께서는 전공 주제와 학자를 어떤 방식으로 실험하며 줄여나가셨는지 여쭙니다.
(참고로 개인적인 상황으로 제가 정말 재미있다고 느끼는 주제를 하시는 선생님을 따라 대학원을 옮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현재 지도해주실 수 있는 교수님들의 분야에 어느 정도 타협해야 하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헤겔 전공 교수님들이 다수 계십니다.)

약간 갈피를 못잡은 질문이기는 하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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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철학적 해석학이 전공이에요. 석사 입학 시절에 썼던 학업 계획서가 있는데,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한 번 올려봅니다. 벌써 거의 10년 전 글이네요.

https://blog.naver.com/1019milk/22019203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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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순수 재미를 기준으로 전공 주제를 정했습니다. 맑스주의 쪽 공부하다가 니체읽고 니체가 훨씬 재밌어서 갈아탔습니다. 제 지도교수님은 맑스전공이셨는데, 그런거 신경안쓰고 논문 썼습니다. 물론 지도교수가 말리지도 않고, 오히려 그러라고 환영하기도 하셨지만요.

개인적으로는 전공 주제나 학자를 비교적 명확하게 정하고 입학하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나싶네요. 저도 중간에 주제를 바꾼 편이고, 많은 분들이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정도 큰 범위 (예컨대 현대 프랑스 철학을 할거야, 해석학을 할거야, 심리철학을 할거야 등) 정도는 정해야 하겠지만요. 입학하셔서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나 스터디에 참여하는 것 말고는 명징한 답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헤겔 전공 선생님이 많은 곳이면 영남권의 p대학인가요? 학교야 어찌됐든 헤겔 전공이라면 기본적으로 칸트를 비롯한 독일 관념론 전통 공부도 열심히 하셨을테고, 헤겔-맑스-비판이론을 필두로 하는 정치사회철학적 주제들 및 철학자들 공부도 많이 하셨을테니, 그렇게까지 주제를 많이 타협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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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lush: 참고가 많이 되었습니다. +) 영남권의 P대학, 맞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어떤 식으로 학업 계획을 잡아가야 할 지에 대해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

대학원 전공에 너무 얽매이지 않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학원 후에 인생은 길고, 졸업 후에 대학원 전공만 공부해야하는 것은 아니니깐요. 예를 들어, 제가 아는 분 중에 헤겔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칸트를 공부하다가 칸트 박사를 따게 된 분도 봤습니다. 결국 칸트 권위자가 되기도 하셨고요. 하지만 요즘은 헤겔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헤겔 수업들을 위주로 하며 (가끔 칸트도 가르치긴 하시지만, 헤겔 관련 수업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헤겔 책을 쓰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즉, 대학원에서 x를 공부했다고 해서 여생을 x를 공부하면서 지내야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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