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철학 질문있습니다. (의미지칭이론)

언어철학 도서를 읽는 중, 궁금한 점이 있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취미로 읽는 중이며, 깊은 이해를 하진 못 했습니다. 문외한의 질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의미지칭이론의 난점에 대해 설명하는데, 이것은 공지칭어들은 많은 경우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노무현 과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지칭체가 동일한 공지칭어이지만 언어표현의 의미는 다르죠.
전 이것을 외연은 같지만 내포는 다르다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의미지칭이론의 난점으로 왜 이것이 꼽히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해하기론 의미지칭이론은 그저 ‘외연’, ‘지칭’에 신경을 쓰기 때문입니다. 내포가 어떠하든, 그것이 향하는 외연만 지칭할 수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또한, 두 번 째 난점으로, 의미지칭이론은 달, 지구와 같은 단칭어 이름들은 진리치를 갖지 못한다는 점.. 인데 애초에 이러한 단칭어들은 진리치를 가지지 않지 않나요? 왜 이것이 의미지칭이론에 대한 비판점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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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선 (말의) '의미'라는 개념이 보통 인간의 직관에 의존한다는 점을 미리 말하고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의미 지칭론의 문제는, 의미 = 지칭(외연)이라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말하신 것처럼, (말의) 의미라는 것은 직관적으로 내포까지 포괄하죠. 따라서 지칭이 같지만, 내포가 다르고 그 결과 의미가 다른 (의미지칭론과 모순되는) 공지칭어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2)

단칭어의 문제는....다른 분이 해주실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오류 없이 설명할 자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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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철학은 의미가 어떻게 발생하고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시도입니다. 따라서 어떤 언어철학적 모델이 우리 언어가 가지는 상이한 의미작용을 설명할 수 없다면 실패하게 됩니다.
의미지칭이론은 단어가 대상을 지칭함으로써 의미가 발생하고, 이러한 대상을 지시함으로써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1. "노무현"과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동일한 대상을 지시합니다. 따라서 지칭이론에 따르면 양자는 동일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러나 이 경우 다음과 같은 동일성 명제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노무현은 노무현이다."
    "노무현은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지칭 이론에 따르면 "노무현" =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 이므로 두 문장 모두 a=a의 형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a=a라는 형식의 동일성 문장들은 아무런 새로운 정보값을 주지못하는 문장형식입니다. 그러나 두번째 문장 ("노무현은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이 아무런 정보값을 주지못하는 단순한 a=a라는 형태의 명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의 직관에 어긋납니다. 두번째 문장은 분명히 "노무현"에 대한 어떤 정보값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역임했다는 정보).
    따라서 지칭이론은 두 문장 사이의 의미의 차이를 설명하는데 실패합니다.

  2. 지칭이론은 의미가 대상을 지시함으로써 주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지시되는 대상이 있다면 의미가 발생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지시되는 대상을 가지는 단어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의미있는 문장(진리치를 가지는 명제)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직관적으로 달, 지구와 같은 단칭어들을 나열한다고 해서 의미있는 문장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칭이론은 의미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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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도서를 읽어나가는 데 있어 의문점 해소를 할 방법이 없었는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고민하고 질문글 올리겠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erb님의 댓글과 함께 읽으니 어려웠지만 이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