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철학 도서를 읽는 중, 궁금한 점이 있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취미로 읽는 중이며, 깊은 이해를 하진 못 했습니다. 문외한의 질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의미지칭이론의 난점에 대해 설명하는데, 이것은 공지칭어들은 많은 경우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노무현 과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지칭체가 동일한 공지칭어이지만 언어표현의 의미는 다르죠.
전 이것을 외연은 같지만 내포는 다르다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의미지칭이론의 난점으로 왜 이것이 꼽히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해하기론 의미지칭이론은 그저 ‘외연’, ‘지칭’에 신경을 쓰기 때문입니다. 내포가 어떠하든, 그것이 향하는 외연만 지칭할 수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또한, 두 번 째 난점으로, 의미지칭이론은 달, 지구와 같은 단칭어 이름들은 진리치를 갖지 못한다는 점.. 인데 애초에 이러한 단칭어들은 진리치를 가지지 않지 않나요? 왜 이것이 의미지칭이론에 대한 비판점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언어철학은 의미가 어떻게 발생하고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시도입니다. 따라서 어떤 언어철학적 모델이 우리 언어가 가지는 상이한 의미작용을 설명할 수 없다면 실패하게 됩니다.
의미지칭이론은 단어가 대상을 지칭함으로써 의미가 발생하고, 이러한 대상을 지시함으로써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노무현"과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동일한 대상을 지시합니다. 따라서 지칭이론에 따르면 양자는 동일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러나 이 경우 다음과 같은 동일성 명제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노무현은 노무현이다."
"노무현은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지칭 이론에 따르면 "노무현" =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 이므로 두 문장 모두 a=a의 형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a=a라는 형식의 동일성 문장들은 아무런 새로운 정보값을 주지못하는 문장형식입니다. 그러나 두번째 문장 ("노무현은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이 아무런 정보값을 주지못하는 단순한 a=a라는 형태의 명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의 직관에 어긋납니다. 두번째 문장은 분명히 "노무현"에 대한 어떤 정보값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역임했다는 정보).
따라서 지칭이론은 두 문장 사이의 의미의 차이를 설명하는데 실패합니다.
지칭이론은 의미가 대상을 지시함으로써 주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지시되는 대상이 있다면 의미가 발생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지시되는 대상을 가지는 단어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의미있는 문장(진리치를 가지는 명제)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직관적으로 달, 지구와 같은 단칭어들을 나열한다고 해서 의미있는 문장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칭이론은 의미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