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의 분석판단과 종합판단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B판 서론 IV 파트에서 '모든 물체는 무겁다.'라는 종합판단에 대한 설명 부분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질문합니다.

이에 반해 내가 비록 물체 일반의 개념에 무게라는 술어를 전혀 포함시키지 않을지라도, 저 [물체] 개념은 그 경험의 한 부분에 의해 그 경험의 대상을 표시하며, 그러므로 나는 그 경험의 한 부분에 바로 그 경험의 다른 부분들을 전자에 속하는 것으로 덧붙일 수 있다.

여기서 '전자'는 물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도 올바른 해석인지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경험의 한 부분'에 '바로 그 경험의 다른 부분들'을 물체에 속하는 것으로 덧붙일 수 있다는 말이
내가 이미 경험했던 부분들(=그 경험의 한 부분)에 의해 나에게 그 경험의 대상이 표시되고 그로 인해 그 경험의 다른 부분들(내가 새로이 경험하는 것들)이 물체에 속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만약 그런 의미가 맞다면, 왜 칸트는 '나는 그 경험의 한 부분 바로 그 경험의 다른 부분들을(...)' 부분에 왜 '에'라는 처소격 조사를 붙인 걸까요? 제 해석이 맞다면, 그 조사를 의해(서) 또는, 에서라고 쓰는게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요? 제가 깨닫지 못한 다른 의미가 있나요?

2개의 좋아요

해당하는 부분은 B12네요. "Dagegen ob ich schon in dem Begriff eines Körpers überhaupt das Prädikat der Schwere gar nicht einschließe, so bezeichnet jener doch einen Gegenstand der Erfahrung durch einen Teil derselben, zu welchem ich also noch andere Teile eben derselben Erfahrung, als zu dem ersteren gehöreten, hinzufügen kann." 편의를 위해 영문 번역도 덧붙입니다: "On the contrary, although I do not at all include the predicate of weight in the concept of a body in general, the concept nevertheless designates an object of experience' through a part of it, to which I can therefore add stilI other parts of the same experience as belonging with the former."

  1. '전자'(former/dem ersteren)는 앞선 경험의 한 부분이 속할 '그 경험의 대상'을 지시하는 것 같네요.

  2. "'그 경험의 한 부분'에 '바로 그 경험의 다른 부분들'을 물체에 속하는 것으로 덧붙일 수 있다는 말이
    내가 이미 경험했던 부분들(=그 경험의 한 부분)에 의해 나에게 그 경험의 대상이 표시되고 그로 인해 그 경험의 다른 부분들(내가 새로이 경험하는 것들)이 물체에 속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 경험했던 부분들(경험의 한 부분)에 의해 경험의 대상이 표시되기보단, 우리가 이미 '대상'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의식되는 전혀 질서지워지지 않은 잡다한 경험에 '대상' 개념을 투영시켜 그 경험이 대상에 속하는 것으로, 그리고 이후 이어지는 경험들도 마찬가지로 '대상'에 속하는 것으로 만든다는 말로 이해합니다. 다시 말하면 인식능력 중 지성에 의해, 지성의 범주들을 통해 구성된 '대상' 개념에 의해, 여기서 말하는 이러저러한 종합들이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 대상이란 감각되는 한 '실재적'이고(질 범주), '하나'로 생각되고, '부분들'을 가질 수 있으며(양 범주), 공간 속에서 지속하며(실체범주), 상태변화를 겪으며(인과범주), 그 상태변화는 공간 속에 지속하는 다른 것에 의해 야기되는(상호성 범주) 그러한 것으로서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개념인 것이죠. 물론 여기선 '아프리오리한 종합'이 문제로 등장하기 전이기 때문에 이런 해석을 이미 투영시키는 것이 그렇게 좋은 해석은 아니겠지만 말이죠. 적어도 저에겐 그렇게 보입니다.

  3. 마지막 질문은, ~의해서 혹은 에서 라고 쓰는게 적절하지 않습니다. 문법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부분이 zu welchem인데, 영어로 따지자면 to which이고, 그렇게 번역하면 번역오류가 되겠네요. 한국어로 치면 '무엇에'(zu welchem) 무엇을(noch andere Teile) 덧붙인다(hinzufügen) 구조인데, 여기서' 무엇에'를 '무엇에 의해'라고 대체하면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셈이니까요. 말씀하신 대로 번역을 제안하신 이유는, 2번에서 제가 언급했듯이, 그 경험에 의해서 '대상'이 표시되기보단, 그 경험은 단지 하나의 계기일 뿐이고(대상 개념을 적용할), 우리 자신의 적극적인 개념활동(순전히 수동적인 경험으로부터는 이끌어낼 수 없는)이 우리가 수동적으로 받아들인 감각들을 대상 개념을 중심으로 질서지운다는 칸트의 기본 생각을 아직 파악하시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4개의 좋아요

아하...이해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잘못 생각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