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에서 "영원한 삶"의 의미

니체의 비극의 탄생의 8절에서 "영원한 삶(das ewige Leben)"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래는 해당 부분 발췌입니다.

자연의 이러한 본래적인 진리와 자신을 유일한 실재로 가장하는 문화의 허위 사이의 대조는 사물의 영원한 핵심인 물자체와 현상세계 전체 사이의 대조와 유사하다. 비극이 현상들이 계속해서 몰락해 가는 가운데 형이상학적으로 위로하면서 존재의 핵심에 존재하는 영원한 삶을 가리키는 것처럼, 이미 사티로스 합창단이란 상징은 사물 자체와 현상 사이의 저 근원적이 관계를 비유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박찬국 역 120p, 본문 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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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부분이 니체가 "개별화의 원리에 의해 지배되는 일시적인 현상 세계의 근원에 세계의지라는 존재가 있다"는 쇼펜하우어 형이상학을 많이 받아들였다는 것이 잘 드러나는 부분인데요. 맥락을 거칠게 서술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티로스는 디오니소스적 그리스인들이 변한 것인데, <비극의 탄생>에서 디오니소스란 단순히 형이상학적 진리/경험/느낌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입니다. 그리고 디오니소스적 존재의 방식이 된다는 것은 존재하는 모든 것의 통일성에 대해 인식을 얻는 것을 뜻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의 통일성에 대한 인식'이란 "개별화는 악의 근원이며, 그리스 비극이 그것을 파괴할 수 있다는 희망, 그 파괴를 통해 기대되는 자연과의 재통일 및 무아지경의 쾌에 대한 인식"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존재의 핵심에 존재하는 영원한 삶"이란 개별화의 원리에 의해 고통받는 개체들이 사티로스화됨으로써 얻는 "만물융합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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