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강의들과 함께 머리 쥐어뜯으며 스스로 읽어보다가(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가 없어서)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질문드립니다ㅠ 너무 어렵네요.. 정신현상학 서문을 읽고 있는데 혹시 이 부분 좀 풀어서 설명해주실 분 계실까요 ㅠ (새로나온 김준수 선생님 번역본 기준 p 59~60)
"지금까지 말한 것을 정식으로 표현하면, 주어와 술어의 구별을 내포하고 있는 판단이나 명제 일반의 본성은 사변적 명제에 의해 파괴되며, 첫 번째 명제(주어와 술어의 구별을 내포한 명제)가 결국 그리로 환원 되는(주어와 술어의) 동일 명제는 주-술 관계로의 반발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ㅡ 이러한 명제의 형식 일반과 이 형식을 파괴하는 개념의 통일성 사이의 갈등은 리듬에서 박자와 셈여림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과 유사하다. 리듬은 박자와 셈여림 사이의 유동하는 중심과 통합에서 생겨나는 결과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철학적 명제에서도 주어와 술어의 동일성은 명제의 형식이 표현하는 그 양자의 구별을 무화시켜서는 안되고 그 둘의 통일이 화음으로 산출되어야 한다. 명제라는 형식은 규정된 의미의 현상 또는 자신의 충만한 내용을 구별 짓는 셈여림이다. 반면에 술어가 실체를 표현한다는 것 그리고 주어 자체가 보편적인 것으로 전락한다는 것은 그러한 셈여림의 울림이 사라지는 통일이다.
지금까지 말한 것을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신은 존재이다.' 라는 명제에서 술어는 '존재'이다. 그런데 이 명제에서 술어인 '존재;는 주어가 녹아 없어지게 되는 실체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존재'는 단지 술어가 아니라 본질이라고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신'은 문장에서의 위치에 의해 그러한 바의 것, 즉 고정된 주어이기를 멈추게 된다. ㅡ 사유는 주어에서 술어로 이행하면서 전진하는 대신에 오히려 주어가 소실되기 때문에 저지당했다고 느끼고, 주어가 사라지게 된 것을 아쉬워하기 때문에 주어에 대한 사고로 되던져진다. 또는 술어 자체가 오히려 주어로, 즉 존재로, 다시 말해 주어의 본성을 남김없이 길어내는 본질로 언명되었으므로, 사유는 주어를 곧바로 술어 속에서도 발견한다. 그리하여 이제 사유는 술어 속에서 자신 안으로 돌아와 사리를 따지는 요설이라는 자유로운 지위를 획득하는 대신에 내용 속으로 더 침잠하게 되거나 또는 적어도 내용 속에 침잠해 있어야 한다는 요청이 엄존한다. ㅡ 또한 '현실적은 것은 보편적인 것이다.' 라고 말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주어인 '현실적인 것'은 자신의 술어 속에서 소멸된다. 이때 '보편적인 것'은 단지 술어의 의미를 지녀서 이 명제가 '현실적인 것은 보편적이다'라는 것만을 언표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보편적인 것'은 현실적인 것의 본질을 표현해야 한다. ㅡ 따라서 사유는 주어에서 지니고 있던 자신의 확고한 대상적 지반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또한 술어 속에서 대상적 지반으로 되던져지고, 술어 속에서 자신으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용의 주어로 복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