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전시 아이디어 추천좀 해주세요ㅜ

진로를 철학분야 쪽으로 잡고 있다보니
학교에서 철학으로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는 데.
철학을 너무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전시 방법은 포스터, 조각상 등등 아무거나
상관없습니다!

철학 개념 관련 질문은 아니고
가벼운 질문이긴 한데..
주변에 윤리나 철학하는 사람이
윤리선생님 빼고 안 계셔서
여기라도 올려봅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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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철학 동아리에서 버튼 하나 갖다놓고 5억 년 버튼이라고 소개한(구라를 친) 뒤 버튼을 누르는 학생들에게는 사탕을 주는 부스를 구상한 적이 있었어요(...) 자기동일성 관련하여 이야기하기 좋은 주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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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시는 어떤가요? 시대별이나 주제별로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나 『방법서설』 같은 고전들을 전시하면, (노잼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뭔가 있어 보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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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대해서 가장 가볍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은 윤리학 아닐까요? 모두가 한 번씩은 "윤리란 존재할까?" 란 생각은 해봤을 테니요. 뭔가 메타윤리학과 문학작품/영화들이랑 엮어서 전시해도 좋을 것 같네요.

또, 어린이 혹은 철학자가 모이면 무조건 얘기가 나온다는 inverted qualia에 대해서 얘기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보는 서강올빼미 로고가 사실은 초록색인데, 그 동안 저는 제게 보이는 초록색이 검은색이라고 배워와서 모든 초록색을 검은색이라고 생각하는거죠. 하지만 전 제게 초록색으로 보일 때마다 검은색이라고 외치니 다른 사람은 제가 검은색을 초록색으로 보는지 모른다, 뭐 이런식으로 해도 재밌을 것 같네요 ㅎㅎ누군가 한 번쯤은 생각해봤던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학문이라는 걸 알게 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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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학과 관련해서 트롤리 문제를 직접 만들어서 전시하시는 건 어떨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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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동일성과 관련해서 어떻게 이야기 하셨다는 건지 쫌 더 이야기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ㅜ

전시 디자인 전공자입니다. 전시에서 중요한 것은 메세지를 먼저 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연출적'으로 드러내느냐에 대한 고민이 제일 중요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철학에 관해 어떤 메세지를 하고 싶으신가요?
  2. 그것을 어떻게 '경험적'으로 공간에 드러내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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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이 늦었네요! 5억 년 버튼 '사고실험'은, 버튼을 누르기 전의 대상(A), 버튼을 누르고 이상한 공간으로 옮겨진 대상(B), 그리고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온 대상(C)이 모두 동일한 사람이라고 논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렇다고 할 수 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지의 논점을 시사합니다.

가령, 어떤 사람의 기원을 그 사람의 동일성을 규정짓는 근거라고 가정해 봅시다. 예를 들어 1643년의 루이 14세와 1715년의 루이 14세는, 두 대상 모두 루이 13세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인물입니다. 이렇게 동일성을 정의한다면 A = B = C입니다.

또 다른 방식도 가능합니다. 어떤 사람의 공간적 연속성을 근거로 동일성을 규정지을 수 있겠죠. 그렇다면 1643년의 루이 14세와 1715년의 루이 14세는, 그 사이 72년의 세월 동안 루이 14세가 이동한 궤적이 연속적이기에 동일한 인물입니다. 이렇게 동일성을 정의한다면 A = C, A ≠ B입니다.

한편 기억을 근거로 동일성을 규정지을 수 있습니다. 즉, 1715년의 루이 14세는 1643년 루이 14세의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동일한 인물입니다. 이렇게 동일성을 정의한다면 A = B, B ≠ C, A = C 입니다. 여기서 등호가 추이적이지 않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이 이론의 난제라고 하겠습니다.

세 이론 중 무엇이 '동일성'의 가장 타당한 규정일까요? 아니면, '동일성'은 허구적 개념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요?

자기동일성은 형이상학, 언어철학, 심리철학, 신학, 윤리학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함의를 지니는 흥미롭고도 중요한 주제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링크해 둔 스탠퍼드 철학 백과와 위키피디아 문서를 참고해 주세요.

https://plato.stanford.edu/entries/identity-pers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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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후기지만 추천해주셨던 주제로 전시 잘 했습니다.

남겨주신 글을 바탕으로 포스터를 만들고.
실제 버튼을 놔두고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는데, 친구와 함께 재밌게 이야기해볼만한
주제라 그런지. 다들 포스터를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진지하게 자신의 입장을 선택하고.
선택한 이후에도 돌아다니면서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주제 추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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