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서 주로 쓰이는 숙어들을 해설해 놓은 책이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낮이야 밤이야 연구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예전부터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들을 즐겨 읽고 공부에 참조하였으나,
이리 글을 남기는 것은 처음이 되는군요.
지금은 제 공부에 필요한 질문을 올리게 되었으나,
저도 공부를 쌓아서 여러 선생님들처럼 논의할 수 있을 글거리를 들고 올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요새 영어권 책들을 읽다 문득, 저희가 학교나 학원에서 10대 때부터 암기했던 숙어들이
대체 어떤 연유로 저희에게 익숙한 뜻으로 매겨지는지 저는 궁금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in terms of~"는 "~에 관(련)해서, ~의 관점으로"라고 번역되곤 합니다만, "~이라는 용어(혹은 조건)들로"라고 번역할 순 없을까요? 저는 문맥에 따라선 이렇게 직역해도 어쩌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만이 아니라, "in order to"나 "nontheless" 같은 표현들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의아하더군요. 평소 저는 영어권 책이 잘 안 읽힐 때 학창시절 즐겨 봤던 성문종합영어를 참조하는데, 제 궁금증은 저 책으로 해소되기 어렵기만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숙어들을 따지는 빈도수가 점차 늘어나지만 해소되지는 않는 상황이 반복되어서, 저는 "숙어들이 어떻게 우리가 아는 그 뜻으로 해석되는지"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숙어 연구서' '숙어 해설서'를 읽어보고자 합니다. 혹시 서강올빼미에서 공부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저와 비슷한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도움을 받았던 책들이 있으면 가르쳐 주실 수 있을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들의 공부가 더욱 깊어지시길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질문 주신 내용에 아주 적확한 도움이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나름 유관한 것 같아서 책 하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현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로 계신 이기동 선생님의 "영어 구동사 사전"이라는 책으로 나름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숙어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그 중 구동사에 관해서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아 추천드립니다. 이 책의 경우,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특히 구동사에 사용되는 전치사에 대한 직관적인 설명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 교수님은 구동사 외에도 전치사, 형용사 등에 관련한 연구서(?)(왜냐하면 이름이 가령 "전치사 연구"와 같았기 때문입니다..)를 꽤 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중 필요한 영역에 대한 설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 일단 "영어 구동사 사전"의 교보문고 링크를 걸어두겠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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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야심한 시간에 이리 친절한 말씀 달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시간 내서 조만간 꼭 추천해주신 책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숙어뿐 아니라 전치사나 (관계)대명사도 항상 의문스러웠는데,
어쩌면 이기동 명예교수님의 저작들이 제게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다시 한 번 곡진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

(1)

아마 이렇게 번역해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라는 용어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싶었다면 "with the term '~'"이나 "by the term '~'"라고 썼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저는 영어에 그다지 자신이 없어서 참고만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영어 자료 독해 능력을 향상시키시려는 것이라면, 숙어 책을 따로 공부하는 것보다, 영어 자료를 읽으시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구문들을 찾아보시는 게 도움이 되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학술 영어에서는 사용되는 몇 가지 고정적인 표현들이 정해져 있어서, 논문 독해 자체는 의외로 다른 일상 영어나 문학 작품 독해보다 훨씬 쉬워요.

저는 영어에 정말 울렁증이 있는 사람이지만, 영어 논문 독해는 학부생 시절에 방학동안 바짝 공부한 것만으로도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어요. 아무 철학 논문이나 주워서 한글 읽듯이 눈으로 훑어도 내용 이해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요. 그런데 이게, 결코 제가 영어를 잘 해서라든가, 단어나 숙어를 많이 알아서가 아니라, (a) '논문'이라는 무미건조한 글쓰기의 특징과 (b) 전공 분야에 대한 배경 지식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영어 철학 텍스트 독해가 공부의 목적이라면, 굳이 따로 '영어 공부'에 집중하시기보다는 정말 영어로 된 텍스트를 읽으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내용을 습득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해요.

(반대의 사례도 있는데, 제 친척 중에 프린스턴 대학교 경제학과 박사 출신에 지금 국제 기구에서 일하시는 누나가 있거든요. 그 누나가 언제 한번 제가 읽는 피터 윈치의 "Facts and Super-Facts"라는 논문을 보더니, 자기는 그 논문이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도 '아, 영어 철학 논문은 영어 실력으로 읽는 게 아니구나'하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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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몇 일 전에 잠시 들러 답글 남겨주신 점 확인했지만
정신이 없어서 이제야 감사 인사 드리게 되었네요 ㅠㅠ.
덕분에 영어권 책이나 논문에 너무 겁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답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