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라우든 같은 경우엔 '좋은 과학'의 기준으로 전통적인 '이론적 덕목들', 예컨대 '경험적 자료에 의해 잘 지지됨' 같은 특성을 들었습니다. 이런 기준에서 근본주의 종교인에게 그 신념을 강화해준다는 '좋음'은 적어도 현 맥락에서의 '좋음'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비슷한 기준이 철학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면, '좋은 철학'을 판가름하는 것이 "정치의 가치론적 요구에 종속된 (메타-)이데올로기"로 후퇴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론적 덕목(예. 강력함)이 객관적인가?'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이를테면 (필요이상으로 과격한 사례이지만) 다음과 같은 '상대주의자'도 있을법합니다.
그래, 지구구형설이 지구평면설보다 증거가 많은 것은 인정하겠어. 하지만 그게 대체 내가 지구평면설이 더 옳다고 보는거랑 무슨 상관이야? ! 난 '증거가 많다' 같은 것은 덕목으로 보지 않아! 어차피 뭘 믿느냐 마느냐 기준은 다 상대적이라고
이처럼 "선결된 목적" 일체에 대해서 의심을 품는 경우라면, 확실히 말씀해주신 바대로 갈등은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