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투고와 관련해 간단한 조언을 받고자 글을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예전부터 가끔 들려서 글을 읽어보고는 했는데, 처음으로 가입하고 글을 써보네요.

제가 질문을 올리는 이유는 회원 분들의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아마 작년 초(1~2월)부터 논란이 된 윤지선 박사의 '관음충의 발생학' 논문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아시라 생각합니다. 서강올빼미에도 글이 몇 개 올라왔더라구요.

김우재 교수님을 비롯해 교수신문에도 이충진 교수님과 최성호 교수님 등 많은 교수님들과 이외에도 이동규 학부생, '철학적 분석'에 페미니즘과 테러리즘' 을 게재한 이준효 박사과정생 등 많은 분들이 해당 논문의 철학적, 논리적, 과학적 오류를 지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꾸준히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전공이 물리학으로 이제 곧 학부를 졸업합니다. 그런데 윤지선 박사의 논문을 보니 물리학의 개념에서 차용해 이론을 전개했음에도 기존 물리학 이론을 많이 오용하고 곡해한 부분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이를 반론하기 위해 논문을 작성해봤습니다. 아직은 초고를 완성한 정도여서 좀 더 수정이 필요하기는 합니다만 제 초고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윤지선 박사가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과학이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시한 이론 중 물리학 이론을 인용해 제시한 이론들을 분석해 윤지선 박사의 주장이 기본적인 물리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음을 보이려고 한다. 앞서 살펴봤듯이, 윤지선 박사가 물리학적 사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시한 이론들이 만약 과학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이는 철학적 주장과의 관계와는 무관하게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참고로 논문 내용과 관련해서는 경희대 최성호 교수님께서 약간의 도움을 주시고 계시는 중입니다.

다소 서론이 길었네요 ;;

논문을 작성하면서 '어디에 투고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생겼습니다. 제가 작성하는 논문이 철학 논문의 과학적 오류를 지적하는 논문이어서 물리학 저널에 투고하기도 그렇고, 철학 학술지에 투고하기도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한국과학철학회가 발행하는 '과학철학'에도 투고해볼까 고민해 해당 학술지의 논문을 훑어봤는데 윤지선 박사의 논문을 비판함에 있어 물리학적 내용을 사용한 제 논문과 성격이 다소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련 선행연구도 마땅히 없고(이게 제일 걱정입니다) 비슷한 관점의 글이라고 해도 대부분 철학적 내용에서 비판한 것들이라 제 글과 다른 방향입니다.

그래서 회원 분들께 제 글을 철학 학술지에 투고하는 게 옳을지, 만약 추천해주시는 방향(?)이 있다면 어떤 계열의 학술지를 추천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너무 긴 글이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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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철학 논문에서 물리학 개념이 어떻게 오용되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논문의 중심 작업이라면, 어느 학술지에 투고하셔도 '주제' 면에서는 받아들여질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구체적인 물리학 내용에 대해 공정하고 정확하게 심사할 수 있는 분들이 어느 학회에 있는지인데, (논문의 성격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학회나 학술지는 찾기 힘들겠지만,) 아마 『과학철학』이라면 그런 심사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철학 전공자 분들 중에서는 종종 복수전공으로 물리학을 선택하시고 대학원에서 과학철학을 전공하신 분들이 계시니까, 아마 한국과학철학회 회원분들 중에서 그런 분들을 심사자로 선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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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

제가 질문한 내용을 명료하게 답변해주셔서 덕분에 마음이 좀 놓이는 것 같습니다. 답글로 남겨주신 내용을 읽어보니 말씀하신대로 '과학철학'이라면 물리학과 관련해 심사하실 수 있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드린 질문이 다소 애매할 수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답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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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정치사회적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주제이기에 참 까다로울 것 같습니다 ...

다만 순수하게 논문 출판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미 게재 철회가 된 논문에 대해 뒤늦게 추가적인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어떤 학문적 의의를 갖는가?"라는 질문을 저널 측에서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경희대 최성호 교수님과 연락을 취하고 계신다니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도 말씀을 나눠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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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좋은 답변 감사드립니다 :)

두 가지 관점에서 피드백을 해주신 걸로 이해합니다. 두 관점 모두 충분히 염려할만한 내용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말씀하신대로 저널 측에서 그러한 질문을 저한테 한다면, 특별히 반론을 제기할만한 내용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관련 내용(해당 논문 철회)을 질의해봤는데, 답변으로

'한국연구재단에서 논문 철회 통보를 했으나, 윤지선 박사가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 중이어서 논문 철회는 소송이 끝난 후 조치될 것이다'

라고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철회는 아니어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wildbunny님이 답변 주신대로 근본적인(? 철회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에 결국 저널에서 저런 취지의 질문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이 부분은 최성호 교수님과 좀 더 관련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좋은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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