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를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고등학교 수능 영어 준비를 위해 잠깐 단어를 외웠던 것이 전부입니다.

대학생이 된 지금은 당연히 전부 까먹었고, 과 특성상 영어를 쓸 일이 없습니다. (아직까지는요)
하지만, 고학번을 준비하면서 영어를 공부하려고 합니다. 공부하는 주제에 대한 외국 논문이나 사이트들도 참고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추후에 시험보게 될 토익에서 고득점을 받고자 미리 영어와 친숙해지고 싶습니다. (물론 영어 텍스트 읽기와 토익시험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지만, 친숙함의 목적에서요..!)

체질상 학습 가이드를 알지 못한 채 무턱대고 공부 시작을 못하는 성격입니다. 따라서 서강올빼미 회원님들은 어떤 방식으로 영어 공부를 진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조언들을 참고하여 꾸준한 학습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현재 영어에 문외한이라고 가정한 채(영어 논문을 수월하게 혹은 제대로 읽지 못하고, 영어와 담쌓은 상태) 의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솔직하게 말하여, 대학원을 다니며 졸업/유학용으로 토플/토익 자격증을 위해 공부하는 것 이외에 따로 영어공부를 하는 사람은 못봤습니다. 많은 수업에서 영어 논문을 읽기에 수업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독해 연습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독해를 못해가면 세미나에서 쫓아내지던가 욕을 먹기때문에 될때까지 읽어갑니다. 그리고 언어실력에 대한 객관적 상황 판단 자체가 힘들지만, 영어독해가 아예 안되는 사람은 대학원 입학이 애초에 안되기에 그러한 사람은 주위에서 못봤습니다.

그래도 한가지 첨언을 해보자면, 욕심내지 않고 쉬운 텍스트를 하나 골라서 읽는게 어떠할까 싶습니다. 논증적 글이라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어쩔 수 없지요? 쉬운 텍스트라고 하면, 글쓴이님이 잘 알고 계시는 분야의 텍스트 혹은 초-중등생 용의 텍스트가 있겠습니다. 어쨌든 선택한 책과, 그 책의 번역본을 펼쳐두고 독해해나가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고민하고 그래도 독해가 안된다면 번역본을 보세요. 이렇게 꾸준히 하면 분명 독해 실력은 올라갈겁니다.

그러나 사실 글쓴이님도 알겠지만, 독해력 상승은 어느 언어든 상관없이 열심히,꾸준하게, 많이 읽는 것만이 전부입니다. 이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타국의 언어를 공부하는 모든 사람이 견뎌내야만 하는 지난한 과정이지요. 지름길이 있다면 좋겠지만, 있다면 누구나 영어를 잘하겠지요?? 정말 공허한 답변같지만 이것밖에 해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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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에리히 프롬의 The Art of Loving이라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영어 독해 능력이 굉장히 향상되었어요. 저도 그 전까지는 영어 독해에 자신이 없어서 다른 선생님들께 이런저런 조언을 구했는데, 그 중 어떤 강사 선생님이 저 책을 영어 공부하기에 좋은 텍스트로 추천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방학 내내 저 책만 읽으면서, 저 책에 나오는 모르는 단어들을 전부 찾아서 외웠네요. (그때 네이버 단어장에 단어를 다 정리해두었는데, 지금 보니 모르는 단어가 706개였네요.) 여하튼, 이 책을 한 번 완독하고 나니 힘이 붙어서, 그 이후에 틸리히의 The Courage to Be랑, 칼 융의 Man and His Symbols 같은 좀 더 두꺼운 책을 읽을 수 있었고, 그 이후에는 영어 독해를 하는데 그다지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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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년 가까이 된 질문이라 너무 늦은 답을 적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아직 학부생이면 긴 인생에서 늦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아직 토플이나 토익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수준이면 일단은 단어 실력 확보가 최우선 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80년대 후반에 철학과를 입학해서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가 미국에서 MBA를 한 현직 직장인입니다. 저도 나름 열심히는 했으나 잘 못해서 카츄사시험에 떨어지고 그냥 일반병으로 군복무를 했습니다. 군에서 제대하고 철학전공으로 유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에 죽기살기로 단어를 외우고 공부했다가 나중에 그게 MBA를 하는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첫번째는 일단 VOCA 22000 수준의 표제어는 방학이나 주말 등을 통해서 무조건 다 암기해야 어렵지 않은 수준의 책이나 신문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계속 사전 찾아보는 일을 피합니다.

두번째는 적당한 영자신문이나 Time 정도로 아주 어렵지 않은 리딩 매터리얼을 정해서 처음에는 그냥 읽고 두번째는 단어들을 다 찾아서 단어장을 만들어서 외운 후에 한두번 더 읽으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해 보세요. 몇번읽다가 보면 세부적인 뉘앙스나 작가가 의도한 이면이 읽힙니다.

어느 정도 리딩과 단어가 되면 리스닝 훈련을 병행해서 15~30분 정도씩 훈련을 하고, 가벼운 미드를 자주 보면 듣는 실력이 점차 향상됩니다. 요새는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 좋은 리스닝 매터리얼이 있어서 과거보다 영어공부 하기가 쉬울 듯 합니다.

처음에는 단어 외우고 나면 잊어먹고, 해도 안늘고 갑갑한데 3~4개월 이상 꾸준히 하다보면 조금씩 늘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영어가 모국어 수준이 되는 건 어려워도 어느 정도 하는 건 꾸준히 하다보면 누구나 다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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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난 질문임에도 이렇게 성의있는 답변 달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실질적인 도움 되었습니다. 조언따라 영어라는 산을 잘 넘어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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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공서적 많이 읽고 인강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학술적인 영어가 웬만한 영어 소설의 영어보다 쉽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잘 아는 분야로 듣고 읽으면 괜찮을 것 같네요). 유투브, Archive, coursera, edX, MIT OCW, NPTEL 같은 웹사이트들이 인강으로는 좋습니다. 문과시면 Archive와 유투브를 활용하시는 게 좋을 것 같고, 이과시면 edX, MIT OCW, NPTEL을 이용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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