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설 한국어 번역본에 대하여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의 저술의 대부분이 한길사 출판사에서 한국어로 번역되었는데, 번역 수준이 좋지 못하다는 평을 주변에서 몇 번 들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성찰》《이념들》등등 그동안 번역 출간된 저작들이 다시 번역이 다듬어져 개정판으로 나온 것으로 아는데, 이 개정 번역판도(특히《시간의식》《데카르트적 성찰》) 번역 수준이 좋지 못한 편인가요?

저는 후설 전공자도 아니고, 독일어를 잘 하지도 못하고, 개정판도 아직 확인해보진 못해서 정확히 대답해드릴 자격은 없지만, 후설을 전공으로 깊이 공부하실 것이 아니라면 이종훈 교수님 번역을 읽는 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보통 번역보다 원어를 읽어야 한다고 할 때는 (1) 번역어 선정에서 논란이 있을 때, (2) 번역에서 뜻이 두 가지 이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애매한 문장들이 생겨날 때, (3) 내용 이해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구절을 심각하게 잘못 번역했을 때, (4) 번역투가 너무 심해서 한국어 화자가 이해하기 어려울 때, 이렇게 네 가지 정도인데, 제가 느끼기에 이종훈 교수님의 번역은 (1), (2), (4)에 해당하는 문제는 갖고 있어도 (3)에 해당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종종 문장이 이상해 보일 때 영어 번역과 비교해 보면, 썩 만족스럽다고 하기는 힘들어도 '이렇게 번역하신 데 나름대로 이유가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되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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