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거: 현대인, 너 t발 c야?

요즘 박찬국 교수님의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로 하이데거 첫 발걸음을 떼고 있는데 그의 악명과는 달리 오히려 굉장히 단순해보일 수도 있는 철학자가 하이데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2차 저작 겨우 하나 읽고 든 생각이지만요 저는 하이데거가 칸트나 헤겔처럼 엄청난 이론적 체계 위에 그의 철학을 세웠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정리한 하이데거 철학은 글의 제목과 같습니다.

하이데거를 저렇게 천박하게 정리해도 되나 싶지만 저는 글을 읽다보니 저 나름대로 정리를 하다가 저 말이 딱 떠오르더군요. 반 고흐의 구두 그림을 보고 한 유명한 해석을 보면 이거 너무 의미부여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현대에 정말 필요한 철학자라는 생각도 당연히 듭니다.

군 시절 물리학자가 꿈이었던 후임에게 너는 죽음이 뭐라고 생각하냐? 라고 물었던 적이 있는데 돌아온 답은, 예상했던 대로 분자가 분해되고 원자 단위로...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아마 음악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었으면 수많은 진동들의 조합? 혹은 뭐 진동들이 공기를 타고..달팽이관을 자극..이런 내용을 들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 하이데거가 본다면 후임에게 너T발 C야?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대지와 하늘, 현존재 그리고 신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죽음은 무가 무화하는 하나의 사건이고 예술이란 작품 안에 진리가 자신을 정립하는 것이며 음악도 이와 같다!! 이렇게 일갈하지 않았을까 하며 말도 안되는 상상을 동원해 하이데거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제가 완전 오독하고 있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하이데거의 소박함 때문에 쉽게 느껴지다가도 낯선 개념들이 등장함과 동시에 하이데거의 장광설이 등장하면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특히 현대에 너무나 필요한 철학자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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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없이 20세기 철학을 말하기 어렵죠. 미워도, 싫어도, 외면할 수 없는 그런 철학자죠. 아도르노의 제자이자 하버마스의 조교였던 알브레히트 벨머가 1997년부터 1998년까지 두 학기에 걸쳐 베를린 자유대에서 했던 강의를 책으로 묶은 게 있습니다. 제목도 야심 차게 『언어철학 - 강의』인데, 다음과 같이 2부로 이뤄져 있습니다.

1부. 비트겐슈타인과 데이빗슨: 이해와 해석
2부. 하이데거와 가다머: 해석학적 순환의 문제

언제 읽을지 모르는 제 장서 중 하난데,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일원인 벨머도 비트겐슈타인과 하이데거가 20세기에 철학을 리셋했다는 걸 인정한 셈이죠. 그런데 비트겐슈타인이나 하이데거나 인성(personality)은 별로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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