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의 "하이데거" 항목이 아예 새로 쓰였네요.

올해 1월에 업로드되었으니 조금 김빠진 느낌이 있지만, 자료 조사하던 중에 우연히 알게 되었네요. 철학과에서 많이들 보시는 스탠퍼드 철학 백과에서 "마르틴 하이데거" 항목이 아예 전부 새로 작성되었네요.

https://plato.stanford.edu/archives/win2024/entries/heidegger/

드문드문 훑어보니 꽤 연구동향이 이전과 비교해서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몇 가지 포인트만 짚자면,

  1. 구성
  • 구판은 ‘Biographical Sketch / Being and Time / Later Philosophy’ 3단 구조로 구성되어 있고 나치 연루 문제는 하이데거의 전기에서 파편적으로 언급되는 반면,
  • 2025년 판은 하이데거의 철학을 시기별로 좀 더 세분화하여 다루고(초기, 나치기, 전환기, 후기), 나치 연루 시기를 철학 텍스트 내부의 문제로 위치시킴.
  1. 포커스
  • 구판은 ‘실존적-현상학적’ 측면을 강조하는 반면,
  • 2025년 판본은 존재-물음 자체를 중심에 놓고, 다원적 존재론이라는 새로운 관점도 소개됨. (개인적으로 존재를 다원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흥미롭네요)
  1. 용어와 번역 기준
  • 2025년 판 저자가 Heidegger Lexicon을 새로 출판했고 이게 영미권 하이데거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두루 통용되는 번역어 표준으로 자리잡은듯 합니다.

그 외에도 많은 점에서 이전보다 훨씬 내용이 풍부해진 것 같습니다. 투겐트핫같은 하이데거에 대한 비판자들의 입장들도 곳곳에서 소개되고 있고요.

가끔 이렇게 요즘 연구동향들을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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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이 흥미롭네요. 왜냐면 저도 하이데거를 배울 때 하이데거가 실존주의자가 아니라고 배웠거든요. 하이데거의 목표는 존재에 대한 물음에 답을 하는 것이지 실존주의를 개진시키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요. 물론 하이데거의 사상으로 실존주의를 개진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럼으로써 우리는 하이데거의 프로젝트가 아닌 하이데거의 사상을 이용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것 이라고 배웠습니다.

다원적 존재론도 흥미롭습니다. 어떻게 보면 하이데거가 다원적 존재론자이니 말이 될 수 있겠지만, 다른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 다원적 존재론이 여러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 하이데거가 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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