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링 학자 Mark Thomas

요즘 이 사이트에 이런저런 일들도 있고, 저 혼자 적적한 것도 있고, 괜히 여기에 글을 많이 올리고 싶어지네요.

쉘링은 여러모로 참 중요한 인물입니다. 헤겔을 공부하려면 거의 필수적으로 공부해야되고, 쇼펜하우어, 프로이트, 하이데거 등을 공부하려고 해도 꼭 거쳐가야하는 그런 철학자죠 (쇼펜하우어는 쉘링을 그렇게 찬양하진 않지만, 보통 쉘링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그랬다는 평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그 의견이 맞는 것 같고요. 프로이트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하이데거는 쉘링의 Freiheitsschrift에 대한 강의를 할 정도로 쉘링에 열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쉘링을 공부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어지간한 입문서 하나도 찾기 어렵고 ( White의 책이 그나마 알려져있고, 저도 처음에는 괜찮다고 생각했으나, 점점 갈수록 난해해지더군요), 그나마 있는 Interpreting Schelling이라는 에세이 모음집도 대부분이 자기 할말만 하고 퇴장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전에 어떤 교수님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쉘링 2차자료는 아직 "it's all in mud" 라고 하시더군요.). Paul Guyer 정도만 조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네요.

근데 제가 쉘링 전공은 아니지만, 쉘링을 공부하면서 유일하게 이해하기 쉬웠던 2차자료는 Mark Thomas의 저작들입니다. 마크 토마스는 이런 저런 저작들도 많고, 특히 최근에 Freedom and Ground라는 책을 냈습니다. 쉘링의 Freiheitsschrift 에 대한 책인데, 정말 이해하기 쉽습니다. 물론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챕터 몇 개를 읽었을 때 굉장히 머리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또, 토마스의 논문 두 세 개를 읽어봤었는데, 하나같이 전부 이해하기 쉬웠던 것을 생각하면 저 책 자체가 이해하기 쉬운 책일 것 같습니다. 물론 이해하기 쉽다고 해서 깊이가 없는 것은 아니고, 아주 이해하기 쉽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토마스의 저작은 영미권에서의 헤겔 2차자료만큼의 intelligibility는 나오는 것 같습니다. 쉘링의 2차자료 퀄리티들을 생각하면, 그 정도만 해도 엄청난 거라서, 추천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네요. 여기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쉘링에 관심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올려두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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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링 하니깐 갑자기 마르쿠스 가브리엘이 떠오르는군요. 가브리엘의 박사 학위 전공이 쉘링이라는 것이 의외로 잘 안 알려져 있는 느낌입니다. 찾아보니 독일어로 많이 썼지만, 영어로 쓴 것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몇 개만 뽑아보면

  1. „Schelling on the Compatibility of Freedom and Systematicity“, in: Bruno, G. A. (Hrsg.): Schelling’s Philosophy. Freedom, Nature, and Systematicity.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20, 137-153.
  2. „Friedrich Wilhelm Joseph Schelling“, in: Forster, M./Gjesdal, K. (Hrsg.): The Oxford Handbook of Nineteenth Century German Philosophy.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15, 88- 107.
  3. „Aarhus Lectures. Schelling and Contemporary Philosophy. First Lecture: Schelling on Why There is Something Rather than Nothing in the Original Version (Urfassung) of the Philosophy of Revelation“, in: SATS: Northern European Journal of Philosophy, 14/1 (2013), 70-101.
  4. „Aarhus Lectures. Schelling and Contemporary Philosophy. Second Lecture: Schelling’s Ontology in the Freedom Essay“, in: SATS: Northern European Journal of Philosophy 15/1 (2014), 75-98.
  5. „Aarhus Lectures. Schelling and Contemporary Philosophy. Third Lecture: The Prospects of Schelling’s Critique of Hegel“, in: SATS: Northern European Journal of Philosophy 16/1 (2015), 114–137.

제목만 보니 (바로 그 이유에서) 매우 흥미로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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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굉장히 흥미로워보이는군요! 언젠가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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