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halt와 Bezahlung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Gehalt와 Bezahlung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 차이에 대해 질문합니다.

Arbeiter sollten wie Soldaten empfinden lernen. Ein Honorar, ein Gehalt, aber keine Bezahlung! Kein Verhältniß zwischen Abzahlung und Leistung! Sondern das Individuum, je nach seiner Art, so stellen, daß es das Höchste leisten kann, was in seinem Bereiche liegt.
(WP 763/KSA 12:9[34])

해당부분만 떼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례나 Gehalt이지 Bezahlung이 아니다.

맥락상 전자와 후자에 의미상 차이가 있으니 니체가 이렇게 글을 작성했을거라 생각되는데요. 둘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한국판 니체 전집의 경우 전자를 봉급으로, 후자를 임금의 지불으로 번역했고, 영어본은 각각 income과 payment로 번역했습니다. 한국어판을 봐도 영어판을 봐도 얼마나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혹시 (Be)Zahlung은 노동의 대가의 의미를 함축하는 반면, Gehalt는 그렇지 아니한가요? 아니면 (Be)Zahlung은 당사자 간의 계약 관계를 전제하는 반면, Gehalt는 그렇지 아니한가요?

Ps. 해당 문장을 인용하고 있는 논문은 이를 끌여들여 "payment cashes out maximal utility, honorarium pays with respect to achievement"라고 서술하기도 하는데요. 하필이면 Gehalt(income)는 쏙 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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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밖이라 이따 재확인해볼 필욘 있는데요. 일단 현대에 Gehalt는 여러 맥락에서 Lohn과 구별되는 개념으로 쓰이곤 해요. 대충 Lohn은 Arbeiter들이 받는 거고 Gehalt는 Angestellte들이 받는 건데요. 임금 노동자들, 시간당 얼마씩 받는 직업이나 알바들이 받는 건 Lohn이라고 하고 기본적으로 자기가 제공한 노동력에 대한 값을 받는 거라고 보면 돼요. 반대로 정식으로 계약하고 채용된 사람은 일 안 해도 정해진 Gehalt를 받지요. 위 글에선 Honorar와 동치로 쓰였는데 Honorar는 보통 그 회사 사람 아니고 외부인이지만 자문(?)같은 거 해주고 돈 받는 걸 보고 Honorar이라고 하구요. 이 세 가지 방식들은 현대에 세법이 달라서 세금 떼 가는 게 달라요.
애기가 보채서요 나머지는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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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zahlung은 일단 어원적으로 빚 관계와 관련이 커요. 누군가에게 진 빚을 갚거나 대가를 지불하는 거라고 볼 수 있죠. 식당에서 받은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돈을 Bezahlen하는 것도 사실 이 관계, 받은 것에 대한 지불의 관계에 있으니 그 연장선에 있지요. 그런데 Honorar는 어원상 존경의 표시랄까요? honorarium은 고대 로마에서 법적 자문해주고 받는 선물이었죠. 법률 자문해주는 놈들은 계급적으로 체면상으로 임금 노동하는 게 거슬리는 일이었어서 이걸로 돈을 벌지는 않거든요. ㅋ 그래도 돈은 받아야 하니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받은 거죠. 이런 연장선상에서 Honorar도 이해될 수 있겠는데요. 단지 내가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가져가는 어떤 몫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혹은 그 누군가가 행한 일에 대한 감사함에 대해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랄까요? 우리도 “조그만 성의입니다“하면서 돈 주기도 하잖아요? 단순히 당신이 일했으니 돈 준다는 개념이랑은 좀 다르죠. 니체가 말하고 싶은 것도 아마 이런 관계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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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본문 보고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는데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ㅎㅎ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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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에 왔네요.. ㅋㅋㅋ 한 가지 또 덧붙이자면, 아마 어원적으로 Gehalt가 내실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일에 대한 대가라면 Bezahlung은 형식적인 대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Abzahlung도 사실 "다 지불했다! 계산 끝!" 뭐 이런 느낌이라, 줄 거 다 주었다는 뉘앙스니까요. 고용주와 나 사이의 주고 받을 계산 속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 그 일의 실질적인, 결과의 최선의 모습을 드러내자는, 말하자면 고용인과 피고용인이 아니라 나와 일의 관계에서 일을 바라봐야한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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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초큼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데요. Honorarprof. 같은 경우에 명예 교수로 번역되겠지만, 사실 Ehrenprof.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Honorarprof.는 말 그대로 "Honorar"을 받는 교수지, 명예로운 교수라는 뜻이라고 딱 말하기는 어렵거든요. 실제로 Ehrenprof.는 Ehrentitel이지만 Honorarprof.는 그렇지 않습니다. Ehrenprof.나 h. c.가 달린 교수는 다른 교수들처럼 주정부에서 임명하고 나라에서 돈을 받습니다만, Honorarprof.는 우리로 치면 일종의 외래교수랄까요? 다른 일 하면서 Nebenjob으로 학교서 가르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반드시 학계에서의 명예가 높은 사람일 필요는 없지요.

Gehalt는 말씀하신 것처럼 Inhalt의 의미를 가지기도 하지만, 일상어에서는 사실 급료라는 의미로 훨씬 자주 사용되지요. 학술적 글을 너무 많이 읽다보면 그렇게 착각할 수 있겠습니다.

어원을 추적해 단어 뜻을 알아두면 뉘앙스 분별에 큰 도움을 받는 경험을 자주 합니다. 사실 덕후력일 뿐일 수도 있겠지만, 예로 Gehalt만 단어구성 상으로는 '끈덕지게 남아있는 것'이라는 뜻이죠. 그런 의미에서부터 내용, 내실, 실질 등의 의미를 얻기도 하고, 내가 '가지는 것'의 의미에서 급료로 전용되기도 하니까요. 특히 니체같은 사람은 단어의 구성과 어원을 음미하면서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지요. 하이데거도 니체의 이런 면모를 많이 빼온 것이구요.

다른 이야기긴 하지만 우리 말은 어원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아 아쉬운 적이 많아요. '알다'의 어원이 어떻게 되는지, 왜 이런 용례를 갖게 됐는지 최고 문헌이 15세기에 멈춰있는 한글 자료로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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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 독일 왔을 때 그 차이를 파악하지 못하다가 Honorarprofessorenschaft에 대한 학생들 시각이 별로 안 좋길래 들어보니 일전에 사건들이 왕왕 있었더라구요. 우리로 치면 학교에 건물 하나 올리고 명예박사 수여받는 것처럼 얘네도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이 큰데 학술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질타받는 사람이 대학에 대한 모종의 후원 관계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 속에서 굳이 Honorarprof로 뽑혀서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하구요. 물론 석학이라도 강의 실력이 똥망인 경우가 있듯, Honorar받는 사람이라도 강의 실력 훌륭하고 인품 훌륭한 분들 많겠지요. (아마 보통 그렇겠죠. 독일 애들은 아무나 함부로 뽑지는 않으니.) 다만 한 가지 질적(?) 차이라면 이 Honorar교수들은 교수자격시험(Habilitation)을 통과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 Honorar교수는 독일에 수천 가량 (찾아보니 2만명 된다는 기록도 있을만큼) 굉장히 많지만, h. c. (honoris causa)를 다는 말그대로 "명예교수"는 그에 비해 극소수입니다. 윗 댓글에서 제가 H-p.가 외래교수같은 게 아닐까 얘기했는데,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Honorarprof.를 객원교수로 번역해주더군요. 이게 적확한 번역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쓰는 명예교수와도 다른 것 같네요.

그리고 Dissertation의 Betreuer가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이건 제가 아는 것과 달라서 찾아보니, 학교마다 다를 수 있나보더군요. 원래 Honorar-가 붙는 이유가 이 사람이 엄밀히 말해 Fakultät에 속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런 외부인(?)은 사실 박사논문 심사 자격이 없는 게 보통입니다. 특히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하빌리타치온도 없는데 어떻게 논문을 심사할 수 있겠냐 싶은데, 이것도 어떤 학교에서는 하빌리타치온 없는 사람은 Honorarprof.로 뽑지 않는 곳도 있는가봐요. 베를린 자유대학은 Honorarprof.는 Betreuer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해두고 있는 반면, 프랑크푸르트 대학은 Betreuer가 될 수 있다고 해놨네요. 재밌는 게 제 기억이 맞다면 Honorarprof.로 논란 됐던 학교도 프랑크푸르트 대학이었던 것 같은데, 언론과 대중의 비판 속에서 어떻게 끝맺음을 지었는지 시간 날 때 나중에 알아봐야겠네요. 좋은 저녁 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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