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부일러스라고 최근에 주목받는 형이상학자가 있습니다. 박사를 졸업한지 채 5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한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사를 졸업하고 1년만에 프린스턴 TT를 달 정도로 꽤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근데 부일러스의 저작들을 보면 굉장히 흥미로운 점들이 보입니다.
일단 부일러스는 현재주의자입니다. 상대성 이론 이후로 꽤 많은 사람들이 반현재주의자인 것을 감안하면 꽤 흥미롭죠. 또, 부일러스는 모니스트입니다. 부일러스가 보기에 현재주의는 모니즘을, 그리고 4차원주의는 Qualitativism을 야기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Qualitativism은 번들 이론과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현재주의기 때문에 모니즘이겠지요. 또, 부일러스는 Humean Anti-Humeanism이란 논문에서 Hume's Dictum이라던가 TSB (Truth Supervenes on Being) 과 같은 흄식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합리주의를 개진할 방법으로 모니즘을 채택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부일러스는 Modal Idealism에서 모든 근본적인 개체들은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까지 하지요. 마지막으로, 아직 논문을 내진 않았지만, PSR (다스굽다식 PSR이 아닌, 정말 일반적인 PSR입니다) 을 옹호하는 정말 몇 안 되는 형이상학자지요.
이런 행보를 보고 있으면 마치 스피노자와 헤겔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물론 부일러스는 ontological monist란 면에서 조금은 다르긴 하겠네요). 스피노자나 헤겔이 말한 것들을 받아들이면서, 그런 사상을 현대철학에 맞춰서 전개해나가는 것이지요. 스피노자와 헤겔 둘 다 좋아하는 저로써는 (물론 헤겔을 훨씬 더 좋아하긴 합니다) 굉장히 흥미로운 형이상학자입니다. 스피노자와 헤겔을 형이상학에 사용할 때 많은 영감을 주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현대철학의 날카로움으로 스피노자와 헤겔을 바라보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 굉장히 눈여겨보고 있는데, 그에 반해 너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서 공유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