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essibility relation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가능세계의 철학이라는 책을 읽다가 접근가능성 관계 혹은 도달 관계라고 번역되는 개념을 설명하는 부분부터 막혀서 진도가 안나가고 있어요

w1에서 w2로 접근가능 관계가 있다고 할때 접근가능하다는게 무슨 뜻인지 책의 설명만으로는 잘 이해가 안가네요
'w2에서 참인 것이면 무엇이든 w1에서 가능하다' or 'w1에 대한 w2의 유사도가 0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정의내리고 있습니다만 이런 정의라면 개념이름을 접근가능성이라고 지은 이유를 모르겠어요. 무슨 연관이 있는걸까요?

"w2에서 p가 참이면 w1에서 p가 가능하다. p가 가능한 어떤 세계에서는 p가 성립하는 모든 세계로 접근할 수 있다?" 이런 뜻일까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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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가능세계들 간의 접근가능성 관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그럴듯한 설명이 딱히 없습니다. 여러 교재에서 비유적인 설명을 할 뿐이죠. 유사도라는 개념은 딱히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드네요.

저 또한 큰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한 번 이해를 도와드려보겠습니다.
가능세계 의미론에서 □p의 진리조건은 다음과 같이 주어집니다.

□p 가 w에서 참이다 iff w와 접근가능한 모든 가능세계 v에서 p가 참이다.

이 때 "w와 접근가능한 모든 가능세계 v"는 "(v)Rwv"로 표현될 수 있고, 이 때 "R"이 접근가능성 관계를 나타냅니다.

모든 관계는 성질이 있습니다.(아무런 성질도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귀성, 이행성, 대칭성, 동치성 등등이 있지요.

예를 들어 R이 재귀적이라고 해보죠. 재귀적 관계는 (x)Rxx가 참인 관계입니다.
그렇다면 □p가 w에서 참이면 w와 재귀적 관계에 있는 모든 v에서 p가 참이고, 따라서 p는 w에서 참입니다.

이번에는 R이 연속적(serial)이라고 해보죠. 연속적 관계는 임의의 세계 w에 대해 언제나 R관계에 있는 v가 존재하는 그런 관계입니다.
그렇다면 □p가 w에서 참이면, w로부터 접근가능한 v가 있어서, v에서 p가 참이라는 말이 되죠. 그런데 w와 v가 접근가능하고, v에서 p가 참이므로, ◇p의 진리조건인

◇p가 참이다 iff w와 접근가능한 어떤 가능세계 v에서 p가 참이다.

에 따라 ◇p는 w에서 참이 됩니다.

위 얘기가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접근가능성 관계의 성질이 달라짐에 따라 양상연산자의, 말하자면 강도나 성격이 달라진다는 점을 볼 수 있으실 겁니다. □p의 진리조건은 동일하지만 R의 성질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w에서 p가 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양상 연산자를 형이상학적 필연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할지, 지식이나 의무 같은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할지에 따라 접근가능성 관계의 성질을 달리 설정해야 올바른 의미론적 관계를 구성할 수 있을 겁니다.

여전히 "그래서 접근가능성 관계가 뭐냐?"라는 질문에 답을 한 것은 아니지만, 위 설명에 기초한 한 가지 제안을 드리자면 양상 연산자의 의도된 해석에 맞는 의미를 주기 위해 가하는 제한 정도로 이해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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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답변 정말 감사드립니다!만!
다른 의문들은 많이 해소된 것 같은데 말씀대로 접근가능하다는게 무엇인지는 뭔가 더 해명되어야 할게 남은듯한, 표현하기 힘든 막연한 느낌이 있네요 ㅠ 아직 그럴듯한 설명이 없다는 것은 탐구가 덜 된 미지의 영역이란 말씀이시죠??

그래도 접근가능성이 성립하는 기준, 범위가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어느정도 알게된 것 같은데 제대로 이해한건지 조심스러워서 조금 더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

재귀성, 이행성, 대칭성, 동치성 등에서 어떤 성질들을 인정할지에 따라 접근가능한 세계의 범위가 정해진다고 보면 될까요?
그러니까 만약에, w1의 어떤 해석자가 재귀적 접근관계만 인정한채 양상연산자를 해석한다고 하면, 그 해석자의 입장에서 접근가능한 세계는 오직 w1만 있는 것이 되는걸까요??
어떤 성질들을 성립하는 것으로 인정할지는 양상연산자 해석자의 의도만으로 결정된다고 보면 되나요?
질문을 늘려서 죄송합니다 ㅠ 유의미한 질문을 한건지도 자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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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가능성 관계는 그때그때 그 직관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으로 보시는게 이해하시는데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Racoon 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나 □ 같은 양상 연산자부터가 그 쓰임새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고, 접근가능성 관계 역시 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시제 논리의 경우, '가능세계'가 나타내는 것은 시점이 되고 '접근가능성 관계'가 나타내는 것은 시점 간에 성립하는 시간적 흐름이 됩니다. 예를 들어 'w2는 w1에서 접근가능하다'라는 말은 그냥 w2가 w1보다 미래라는 말입니다. (물론 시제 논리는 다양하기에 이것도 그냥 한 예시입니다만.)

그런 의미에서

재귀성, 이행성, 대칭성, 동치성 등에서 어떤 성질들을 인정할지에 따라 접근가능한 세계의 범위가 정해진다고 보면 될까요? 그러니까 만약에, w1의 어떤 해석자가 재귀적 접근관계만 인정한채 양상연산자를 해석한다고 하면, 그 해석자의 입장에서 접근가능한 세계는 오직 w1만 있는 것이 되는걸까요?? 어떤 성질들을 성립하는 것으로 인정할지는 양상연산자 해석자의 의도만으로 결정된다고 보면 되나요?

라는 말씀은 어떤 의미에선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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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introduction modal logic에 접근가능성에 대한 비유가 상세히 있으니 보시길바래요. 1장 초반에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이 접근가능성이 체계마다 다른데 이에 대한 비유도 잘 설명해줘요 이를 보면 감을 잡을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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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시간이 미래로 흐르기 때문에 과거세계는 미래세계로 접근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직관적인 것 같네요. 설명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한번 찾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