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 제기: 술어 귀속(predication)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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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어 귀속이란 한 개별자 a가 특정 속성 F를 지닌다는 사실(“a는 F이다”)이 어떻게 성립하는지, 그 근거를 찾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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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실재론(Realism)·유명론(Nominalism) 이론들은, 단순히 “a는 F이다”라는 사실 자체를 더 근본적인 무언가(예: 보편자 F-성, 집합 F, 유사성 관계 등)로부터 설명하려 한다.
2. 우선성 유명론과 술어 귀속의 근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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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성 유론에서는 “a는 F이다”라는 사실 자체가 이미 근본적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더 아래 층위로 환원하려고 들면 무한 퇴행이 발생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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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a가 F인 것은 다른 어떤 것 덕분”이라고 설명을 시도할수록, 그 ‘다른 것’을 다시 설명해야 하며, 이렇게 되면 설명이 끝없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3. 무한 퇴행의 일반적 구조
무한 퇴행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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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이론이 “a가 F인 이유는 R이라는 존재자(또는 관계)에 의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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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R 자체가 근본적 존재가 아니라면, R을 설명하기 위해 또 다른 존재자/관계 S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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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사슬이 계속 이어지면, 궁극적인 근본 층위(ultimate fundamental level)에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
이 문제는 실재론·유명론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제기된다.
4. 여러 이론과 술어 귀속 설명 방식
이마과이어는 다음과 같은 대표 이론들이 모두 “a는 F다”를 더 근본적인 무엇으로 환원해 설명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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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적 실재론(Transcendent Realism): a가 F-임(보편자)에 참여(participation)하기 때문에 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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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적 실재론(Immanent Realism): a가 보편자 F를 예화(instantiation)하기 때문에 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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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 유명론(Class Nominalism): a가 집합 F의 원소(member)이 되기 때문에 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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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유명론(Concept Nominalism): a가 개념 F에 포함되기 때문에 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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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어 유명론(Predicate Nominalism): a가 술어 F에 해당(falling under)되기 때문에 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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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성 유명론(Resemblance Nominalism): a가 b와 유사하기 때문에 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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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프 이론(Trope Theory): a 안의 F-임 트로프가 다른 트로프들과 공재(compresence)하기 때문에 F다.
이에 비해 우선성 유명론은 “a는 F이다”가 그 자체로 근본적 사실이라는 축소적(deflationary) 답변을 내놓는다.
5. 무한 퇴행에 대한 네 가지 접근
이마과이어는 무한 퇴행을 다루기 위해 다음 네 가지 문제의식을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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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성(fundamentality)의 문제: "a가 F라는 사실을 더 근본적으로 설명해줄 층위가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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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성(unity)의 문제: “개별자 a와 속성 F는 어떻게 결합되어 ‘a는 F’라는 하나의 사실을 이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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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constitution)의 문제: “그 사실(a가 F임)의 진정하고 궁극적인 구성 요소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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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존재자(type entity) 소거 가능성: “이 설명에서 ‘보편자’와 같은 유형적 존재자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가?”
모든 이론이 (1)~(4)를 해결하려고 할 때마다, 결국에는 새롭게 설명해야 할 요소가 등장하여 무한 퇴행이 야기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6. 결론: 우선성 유론의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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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과이어는 브래들리(Bradley)의 논점을 재조명하며, 우선성 유명론이야말로 무한 퇴행을 피하는 가장 유력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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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성 유명론은 술어 귀속을 근본 층위의 사실로 간주함으로써 더 이상의 환원이나 설명 요구를 중지시키고, 무한 퇴행을 끊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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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II) “개별자 a가 F 속성을 지니는 것은 무엇 덕분인가?”라는 물음은, 우선성 유명론 관점에서 “다른 무언가 덕분이 아니라, 'a는 F다' 자체가 이미 근본적”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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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히 설명을 포기한다는 식의 태만(dismissive)한 입장이 아니라, 설명하려 들수록 무한 퇴행이 발생하는 실제 사례를 근거로 삼아 “술어화 자체가 더 설명 불가능한 기본 사실”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