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도 이마과이어, 『우선성 유명론』: 4장 - "술어 귀속과 퇴행: 어떤 측면에서 a는 F인가?" 요약 (1)

1. 문제 제기: 술어 귀속(predication)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 술어 귀속이란 한 개별자 a가 특정 속성 F를 지닌다는 사실(“a는 F이다”)이 어떻게 성립하는지, 그 근거를 찾는 문제이다.

  • 대부분의 실재론(Realism)·유명론(Nominalism) 이론들은, 단순히 “a는 F이다”라는 사실 자체를 더 근본적인 무언가(예: 보편자 F-성, 집합 F, 유사성 관계 등)로부터 설명하려 한다.

2. 우선성 유명론과 술어 귀속의 근본성

  • 우선성 유론에서는 “a는 F이다”라는 사실 자체가 이미 근본적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더 아래 층위로 환원하려고 들면 무한 퇴행이 발생한다고 본다.

  • 즉, “a가 F인 것은 다른 어떤 것 덕분”이라고 설명을 시도할수록, 그 ‘다른 것’을 다시 설명해야 하며, 이렇게 되면 설명이 끝없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3. 무한 퇴행의 일반적 구조

무한 퇴행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전개된다:

  1. 특정 이론이 “a가 F인 이유는 R이라는 존재자(또는 관계)에 의한다”고 설명한다.

  2. 그런데 R 자체가 근본적 존재가 아니라면, R을 설명하기 위해 또 다른 존재자/관계 S가 필요하다.

  3. 이런 식으로 사슬이 계속 이어지면, 궁극적인 근본 층위(ultimate fundamental level)에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

이 문제는 실재론·유명론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제기된다.

4. 여러 이론과 술어 귀속 설명 방식

이마과이어는 다음과 같은 대표 이론들이 모두 “a는 F다”를 더 근본적인 무엇으로 환원해 설명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1. 초월적 실재론(Transcendent Realism): a가 F-임(보편자)에 참여(participation)하기 때문에 F다.

  2. 내재적 실재론(Immanent Realism): a가 보편자 F를 예화(instantiation)하기 때문에 F다.

  3. 계층 유명론(Class Nominalism): a가 집합 F의 원소(member)이 되기 때문에 F다.

  4. 개념 유명론(Concept Nominalism): a가 개념 F에 포함되기 때문에 F다.

  5. 술어 유명론(Predicate Nominalism): a가 술어 F에 해당(falling under)되기 때문에 F다.

  6. 유사성 유명론(Resemblance Nominalism): a가 b와 유사하기 때문에 F다.

  7. 트로프 이론(Trope Theory): a 안의 F-임 트로프가 다른 트로프들과 공재(compresence)하기 때문에 F다.

이에 비해 우선성 유명론은 “a는 F이다”가 그 자체로 근본적 사실이라는 축소적(deflationary) 답변을 내놓는다.

5. 무한 퇴행에 대한 네 가지 접근

이마과이어는 무한 퇴행을 다루기 위해 다음 네 가지 문제의식을 구분한다.

  1. 근본성(fundamentality)의 문제: "a가 F라는 사실을 더 근본적으로 설명해줄 층위가 존재하는가?”

  2. 통합성(unity)의 문제: “개별자 a와 속성 F는 어떻게 결합되어 ‘a는 F’라는 하나의 사실을 이루는가?”

  3. 구성(constitution)의 문제: “그 사실(a가 F임)의 진정하고 궁극적인 구성 요소는 무엇인가?”

  4. 유형 존재자(type entity) 소거 가능성: “이 설명에서 ‘보편자’와 같은 유형적 존재자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가?”

모든 이론이 (1)~(4)를 해결하려고 할 때마다, 결국에는 새롭게 설명해야 할 요소가 등장하여 무한 퇴행이 야기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6. 결론: 우선성 유론의 옹호

  • 이마과이어는 브래들리(Bradley)의 논점을 재조명하며, 우선성 유명론이야말로 무한 퇴행을 피하는 가장 유력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 우선성 유명론은 술어 귀속을 근본 층위의 사실로 간주함으로써 더 이상의 환원이나 설명 요구를 중지시키고, 무한 퇴행을 끊어낸다.

  • 따라서 (II) “개별자 a가 F 속성을 지니는 것은 무엇 덕분인가?”라는 물음은, 우선성 유명론 관점에서 “다른 무언가 덕분이 아니라, 'a는 F다' 자체가 이미 근본적”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 이는 단순히 설명을 포기한다는 식의 태만(dismissive)한 입장이 아니라, 설명하려 들수록 무한 퇴행이 발생하는 실제 사례를 근거로 삼아 “술어화 자체가 더 설명 불가능한 기본 사실”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6개의 좋아요

이 부분에서 각 입장이(한번씩 환원한) 근본적 존재일 수 없다는 이마과이어의 논증이 있나요?

그냥 간단하게 아리스토텔레스의 무한 퇴행을 보편자나 유사성, 계층과 같은 유형적 존재자 전반에 적용하다는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선에서 그칩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무한 퇴행(regress) 논증의 기원은 고대 철학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적으로 이를 보편자의 문제논의에 적용한 것은 브래들리(Bradley, 1897: 29) 덕분이다. 실제로 그가 더 관심을 가졌던 것은 일항적(monadic) 성질의 지위가 아니라, 관계(의 지위였는데, 지금으로서는 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또한 러셀(Russell, 1912: 150-1) 역시 유사성 유명론에 대하여 무한 퇴행 논증을 제시했다. 그의 핵심 아이디어는 매우 단순하다. “a가 F라는 사실”을 “a가 b와 유사하다”라는 사실로 설명하는 것은 실제로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새로운 사실(a가 b와 유사함) 또한 ‘유사성 관계’라는 유형적 존재자(type entity)를 함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이 유형적 존재자를 없애려면, 동일한 전략을 사용하여 새로운 사실 역시 일관되게 설명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세 번째 사실, 즉 “a와 b의 유사성이 c와 d의 유사성과 유사하다”라는 사실이 등장하는데, 이 역시 2차적(고차적) 유사성 관계라는 유형적 존재자를 함의하고, 그것 또한 제거되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설명은 끝없이 계속되며, 모든 단계에서 결국 유형적 존재자가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물론, 유형적 존재자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단지 무한 퇴행의 한 측면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무한 퇴행 논증은 실제로 모든 종류의 설명, 즉 러셀이 스스로 옹호하려고 했던 실재론을 포함한 그 어떠한 이론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 p.52

이런식으로 무한퇴행의 아이디어를 개괄하고, 각 철학적 입장이 퇴행에 빠지는 것에 대한 분석은 차후 자세하게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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