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철학에서도 수학을 많이 쓰나요?

요즘 철학 논문 보면내용 7-8할이 수학인데요. 사람의 생각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하도 극딜을 당하니 그런거에요. 그래서 그냥 다 숫자로 바꿈 대륙철학 본고장인 프랑스 독일에서도 아예 수학 공식이 도배되는게 요즘 트렌드생각이 너무 추상적이고 과학적 방법론에 들어맞지 않는다고사실상 철학을 수학화 시켰어요.
현대 독일 철학자중 거성이 Thomas Metzinger인데 최근 저서들 보면 수학 많이 나오는편이죠. 그래서 현대철학을 두고 대륙철학도 분석철학처럼 쓰지만 새로운 영감은 과거 대륙철학에서 얻는다. 대륙철학 본고장인 프랑스 독일 철학 교수들은 사용하죠.

어떤 분이 현 철학에 대해서 한 말인데 분석철학, 수학철학, 과학철학은 그럴 수 있겠구나 하겠는데 대륙철학도 그런 경향이 강한가요?

답변을 드리기에는 과문합니다만, 답변하실 분들을 위해 분명히 하려는 목적으로 여쭙니다:

이게 전부 ‘어떤 분’에 대한 인용이신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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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철학계를 보고 어떤 분이 한 말씀이에요.

(1)

그 분이 "대륙 철학"을 어떤 지칭 범위를 가지고 쓰셨는지에 따라서, 맞는 말일수도 틀린 말일 수도 있습니다.

우선 한국에서 통상 "대륙 철학"이라 한다면, 단순히 프랑스-독일 등의 비-영미권 철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학(후설 - 하이데거)와 그것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 철학들과 후속 세대들. 혹은 호르크하이머 등의 비판 이론과 이를 계승한 여러 속칭 "매체 철학"들. 그리고 정신 분석학자들만을 "한정해서" 말하는 경우가 (경험상)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프랑스/독일 등일지라도, 이러한 "대륙 철학"적 경향은 많이 희석된 상태입니다.
(역으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 분석 철학계도 부분적으로 "대륙 철학"을 흡수하기도 했다는 점도 적어놓겠습니다.)

(원 작성자분이 탈퇴하셔서 답변이 사라졌군요. 여하튼 독일에서 유학 중이시던 분이 독일 철학은 사실상 분석 철학과 다름이 없다고 말하시던 것의 인용문입니다.)

그리고 Thomas Metzinger가 "수학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수학 이론이 많이 나온다는 것인지, 아니면 분석 철학 논문들처럼 수식화가 되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데이터가 많이 나온다는 의미인지 등등), 여튼 저 분은 제 기억상 미국의 심리 철학자들과 별 다를 바 없는 연구와 공통 레퍼런스를 가지시는 분입니다.

나아가 형식 인식론(formal epistemology) 같은 몇몇 분야는 영미권보다는 유럽, 그것도 북유럽 - 네덜란드 - 폴란드 등에서 더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형식 인식론을 말 그대로 인식론을 통계나 수식, 네트워크 분석 등으로 철저히 "형식화"해서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1-1)

따라서 그분이 말하신 대륙 철학이, "유럽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철학"이라 한다면, 수리화/형식화 경향이 미국보다 적지는 않으며, 오히려 몇몇 분야에서는 더 짙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상학적 조류를 계승한 한국에서 통상 말하는 대륙 철학"이라 한다면,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사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철학"이 분석철학적 방식과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더라도, 다루는 주제가 통상적인 영미권에서 벗어나 "대륙 철학"에서 익숙한 주제인 경우를 왕왕 보긴 합니다.

그래서

이 말이 아마 그런 뜻이 아닐까...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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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최근 1년 동안 개인 공부와 대학 세미나에서 <아리스토텔레스>, <흄>,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하이데거>, <프랑크푸르트학파> 관련 현대 논문들을 읽었는데 수학은 한 번도 못 봤네요. 제가 거명한 인물들이 대부분 대륙철학 마이너는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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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기에도 작성자분이 "수학"이라고 칭하는 것은 수식화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니라면 정정 바랍니다).

적어도 헤겔 학계에서 수식화를 많이 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 Franz Knappick - Hegel's Modal Argument Against Spinozism 정도밖에 생각이 나지 않네요.

수식화가 아닌 수학에 관한 것이라면 Yeomans - Hegel on Calculus정도밖에 생각이 나지 않네요.

"수학"이라고 칭한 것이 수식화든, 수학 그 자체든, 헤겔 학계에서는 "수학"이 많이 나오진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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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토마스 메칭거(Thomas Metzinger)는 심리철학, 인지과학, 신경철학 등을 전공하는 독일인 분석철학자네요. 이분을 사례로 들어서 ‘대륙철학‘도 ‘수학‘을 많이 사용한다고 하는 것은, 미국의 저명한 대륙철학 연구자인 휴버트 드레이퍼스(Hubert Dreyfus)를 사례로 들면서 ‘분석철학‘도 ‘하이데거‘를 많이 읽는다고 하는 것과 비슷한 주장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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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논문들을 저도 한번 보고 싶네요. 수학 분야를 활용하거나 형식화된 철학 이론을 다루는 유럽 철학 논문들이요. 제목이라도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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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 말씀하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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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첫째 논문에 수식이 많이 나온다면 아마도 그럴 거예요. 내일 한번 살펴볼게요.


위 논문 맞나요? 이 논문은 형식 논리학을 이용했다고 말하는 것이 오해를 줄일 듯해요. 수리 논리학은 수학의 한 분야이지만, 여전히 다른 분야의 수학자들이 낯설게 여기는 분야이기도 해요. 게다가 양상 논리에 관심 있으면서 주요 연구 분야가 수학 기초론이 아닌 수학자는 매우 적을걸요.

우리가 "유럽 철학이 수학을 많이 활용한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유럽 철학자들이 철학 연구에 형식 논리학뿐만 아니라 정수론, 대수학, 위상 수학, 수리 해석학, 미분 방정식, 확률론, 이산 수학, 수치 해석 등의 여러 수학 분야를 활용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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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각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하도 극딜을 당하니 그런거에요. 그래서 그냥 다 숫자로 바꿈. 대륙철학 본고장인 프랑스 독일에서도 아예 수학 공식이 도배되는게 요즘 트렌드. 생각이 너무 추상적이고 과학적 방법론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사실상 철학을 수학화 시켰어요.

이 부분의 의구심이 드는데 분석철학, 심리철학 같은 부류가 아닌 대륙철학자들에게선 그렇게 안 받아들여진다는 말인가요?

댓글들을 읽다가 궁금증이 들어 여쭙습니다.

  1. 본문의 내용들이 '어떤 분'에 대한 인용이라고 하셨는데 그 '어떤 분'이 과연 어떤 분이실까요.

  2. Thomas Metzinger라는 학자에 대해 저는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만 간단히 구글링 해본 결과 https://www.google.com/url?sa=t&source=web&rct=j&opi=89978449&url=https://en.wikipedia.org/wiki/Thomas_Metzinger&ved=2ahUKEwi62vSKhIiJAxVWdPUHHb5HBJsQmhN6BAgZEAU&usg=AOvVaw2qw7EZGVKzfMtinKaGZyd3
    이런 지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해당 학자의 주된 연구 분야는 ai? 쪽이 아닌가 싶은데 Warlus님께서는 '대륙철학'이라는 용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용어가 지역적인 함의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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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보니 정신 철학, 신경과학, 가상현실 및 ai의 윤리학 (총칭 응용 윤리학) 연구자이네요. 여하튼 전통적 의미의 대륙 철학은 아닌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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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요즘 대륙철학 담론장'에 속한 사람들 중에서 '수학!'하면 떠오르는 자는 바디우 말고 없네요. 사실 바디우도 수학을 자신 철학적 논의의 기반으로 삼은 것이지, 논문의 7-8할을 수식으로 쓰진 않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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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방면으로 아는 게 많으신 제가 아는 분인데 저 말을 듣고 의아했습니다.

대륙철학 본고장인 프랑스 독일 철학 교수들은 사용하죠.물론 한국에선 철학자하면 장 폴 사르트르나 이런 사람이지만 이 사람은 1960년대라. 지금이랑은 추세가 억만광년 떨어져 있죠.
이렇게 말하는데

저 말에서 의문인게 요즘 대륙철학의 기조가 무엇인지 저도 궁금합니다.
대륙에서도 영미철학 한다는 말이면 영미권에서도 대륙철학을 하는 건데 흠....

단순히 작성자께서 들은 말이라기에는 문장들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인용하고 계신데, 지금 인용하고 계신 말 혹은 글이 그 "어떤 분"이라는 분이 사석에서 하신 말씀인가요, 강의에서 하신 말씀인가요, 책에서 하신 말씀인가요? 만일 강의나 책에서 하신 말씀이라면 그 출처를 정확히 알려주시는 게 정확한 답변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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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석에서 하신 말입니다.

요즘 철학 논문 보면 내용 7-8할이 수학인데요. 사람의 생각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하도 극딜을 당하니 그런거에요. 그래서 그냥 다 숫자로 바꿈. 대륙철학 본고장인 프랑스 독일에서도 아예 수학 공식이 도배되는게 요즘 트렌드. 생각이 너무 추상적이고 과학적 방법론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사실상 철학을 수학화 시켰어요.

이 말 듣고 의하해서 증거가 뭐냐?는 말에 토마스 메칭거 교수 예를 들더군요.

작성자께서 그 "어떤 분"에 대해 밝히시지 않아서 그분이 정확히 철학계 안에 계신 분인지 단순히 취미로 철학을 공부하시는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답변 다신 여러 분들과 같은 이유에서 저도 별로 공감이 안 가는 말입니다. "내용 7-8할이 수학인 요즘 철학 논문"도 본 적이 없고, 철학의 경향이 "사람의 생각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극딜을 당해서 숫자로 다 바뀌었다"는 철학사 서술도 전혀 들은 적이 없습니다. 애초에 사석에서 하신 말씀이라면 크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도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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