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찰턴의 [분석철학의 야심] 이 책은 입문자가 읽기에 괜찮을까요

분석철학에 대한 관심이 있습니다. 저말고 다른분들도 어떻게 분석철학에 입문을 해야할지 고민한 글을 참고한 결과, 하나는 [분석철학의 야심]과 비슷한 분석철학 입문서 읽기, 또 다른 하나는 심리철학 or 언어철학 or 인식론 중 교과서적인 책 하나를 골라 공부하는 것이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철학 입문자이지만 둘 다 병행하고자 했습니다.
이안 라벤스크로프트의 [심리철학 - 초보자 안내서]는 나름 읽을만한데, 이 분석철학의 야심이라는 책은 처음부터 많은 내용을 때려박아 스스로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계속 회의가 생깁니다.
제가 이해력이나 독해력 부분에서 많이 부족한 것인지 판단하기 위하여 이 책은 분석철학의 입문서로 적절한지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또, 슈워츠의 [분석철학의 역사] 라는 책은 입문용으로 적절한지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1) [분석철학의 야심]은 분석철학 입문서라고 하기에는 조금 뭐한게, 질문자님이 생각하시는 어떤 모든 분석철학 영역에 대한 총체적 개괄서라기보단, 심리철학+분석형이상학+언어철학+메타윤리학을 모두 한 책에 때려박은 것에 가깝습니다.
읽어봤던 경험상 독학으로는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2) 슈워츠 책은 전형적인 철학사책으로 초심자가 읽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3) 분석철학 입문이라 말하셨지만, 저는 분석철학이 과거 철학사 공부마냥 (데카르트나 칸트나) 이루어질 수 있다는데 회의와 의심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분석철학은 하나의 학풍이고, 어떠한 대가가 체계적으로 모든 분야에 대해 글은 쓴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우리는 칸트 입문을 통해 칸트의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미학을 배우고 얻는게 있겠지만, 분석철학에서 한 학자가 이 모든 분야에 대해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든 경우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흥미있는 토픽 위주로 찾아서 읽는게 효율도 가장 좋고 가장 편하다 생각합니다.
막말로 분석철학이 철학사적 지식을 많이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고, 쉬운 책 읽다보면 대충 감이 잡힙니다.

심리철학은 그 책 읽으시고, 과학철학은 교유서가에서 나온 책이 얇고 쉽습니다. 인식론은 댄 오브라이언의 <지식론 입문>이 엄청 쉽습니다.

언어철학은 라이칸 책이 좋긴한데, 독학하기에는 간결한 편이기도하고, 챕터마다 난이도가 상이해서 초심자에게 통으로 읽고 외우라 하긴 좀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1부와 2부(데이비슨 파트까지. 데이비슨 파트 자체도 좀 어렵긴합니다.)까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분석 형이상학은 한국어로 된 교재 중에 쉬운게 기억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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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분석철학 입문서로 입문을 하지 않아서 말씀하신 『분석철학의 야심』이나 『분석철학의 역사』는 읽어보지 못했네요. 한스-요한 글록이 쓴 『분석철학이란 무엇인가』가 눈에 띄던데, 그건 어떨까요? 번역본을 갖고 있지 않아서 원문으로 대충 훑어보는데, 내용은 되게 알찬 것 같네요.

-일단 확실히, 라벤스크로프트 책은 제가 읽어봤을 때에도 쉽고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심리철학은 그걸로 입문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만달라님이 추천하신 라이칸의 언어철학 교재는 저도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세상에서 『현대 언어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A. Miller의 Philosophy of Language도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번역이 안 된 게 아쉽네요. 덧붙여 저는 개인적으로 분석철학 수업을 들으면서 분석철학의 고전적인 논문들을 하나씩 읽어나가는 식으로 입문을 했는데, 그런 식으로 공부를 할 때 참고하기 좋은 책으로 콜린 맥긴의 『언어철학』도 추천드립니다. (재작년에 서강올빼미에서 이 교재를 가지고 스터디도 한 번 진행했는데, 확실히 중요한 논문들을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분석형이상학 관련해서는 마이클 루의 입문서가 『형이상학 강의』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있는데, 유명하고 좋은 책이지만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기에는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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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들께서도 비슷한 취지로들 말씀하셨습니다만, 저는 (분석)철학 입문자가 '분석철학이란 ~이다'와 같은 책으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의 유용성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이를테면, '분석철학이란 ~이다'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들 한 10년쯤 지나면 이미 옛날 얘기가 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물리학에 입문하기 위해 '물리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기보다는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나 대학교 일반물리 교과서를 읽는게 나은 것처럼, 교과서 같은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을 읽는게 최소한 처음엔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글록의 책은 제목 그대로 분석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메타적 고찰이다 보니, 분석철학의 구체적인 내용을 다루지는 않더라고요. 20세기 초반부터 현재까지의 분석철학이 어떤 학문적 성격이나 글쓰기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가 책의 주된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분석철학 입문자에게보다는 이미 분석철학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분들에게 더 적절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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