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쓸모없고 낡아빠진 것들로 가득찬 개소리야!

사실 킹반인들의 말이 맞다...

제목인 Philosophy is shit and full of useless fringe cases! 번역은
어감을 살려보려다가 그냥 shit을 살리고 싶어서 자의적으로 막 했습니다.

근데 다들 철학의 쓸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철학의 엄격한 전문성을 조금 떨어트리고
일반 대중들이 쉽게 토론하고 접근 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했습니다.
철학자의 간섭은 최대한 없는 방향으로 가고
가르치려는 태도나 답을 알려주려는 게 아니라, (사상주입도 절대 안 됨)
최대한 잘 생각해볼 수 있도록 보조하면서 이끌어주는 방식이면 좋을 것 같고요.

근데 이미 전문성을 떨어트리는 건 관음충 뭐시기가 해놓고 말았네요. (농담)
하긴 근데 이 사람의 문제는 교수라는 직함(솔직히 전임도 아니지만)을 달고
논문을 냈으니 문제가 다르려나?

아무튼 철학이 '학문'으로서 부분 외에
세상에 쓸모있게 (즉 실천)할 수 있는 게 있을지
여러분들은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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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일반'의 쓸모가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건 (적어도 저에게는) 어려운 일이지만, 철학을 배우는 과정에서 기초적인 논리학 지식을 배웠던 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어떤 문제 상황에서든지 '타당성'과 '건전성'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논증을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생각을 정리하고 다듬는 데 유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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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플라톤 전공하신 선생님 수업듣고 계속해서 철학전공을 하게 됐는데요. 플라톤이 아니더라도 '자기자신을 돌이켜보'게 하는 철학서적 딱 한권만 성심성의껏 읽으면 분명 새로운 나로 태어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위와 같이 아주 소박한 조건만 갖추어도 철학의 유용성을 따지는 문제는 없을 듯한데, 들뢰즈나 데리다정도 말하지 않으면 시큰둥해하는 괴상하고, 책한권조차 집중해 읽지 못해 3줄요약을 요구하는 현대에서 '철학함'은 글러먹은것 같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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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본적으로는 비판적 사고, 특히 논리학의 오류론(특히 비형식적 오류)에 대해서 얘기해주면 비전공자들은 흥미가 생기거나 재밌어 하는 경우를 저도 종종 봤습니다. 또한 논리 형식에 맞는지 분석하는 법도 맞춰 글을 써보는 연습도 나의 주장에 대한 일관성, 정합성을 향상시켜주기 때문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건 비판적 사고가 유용한 철학의 자산임을 얘기해주는, 즉 철학의 유용성 중 하나가 될 것 같네요.

전공자로서 공감됩니다. 읽어보면 달라질텐데! 하지만 시대흐름에 맞는 철학도 필요한 것 같아요. 사실 소크라테스, 공자, 부처도 자기 스스로 저술은 남긴 사람은 아닌 것을 봐서 실천하는 철학은 다른 접근법이라는 생각을 요즘 종종 합니다.

옛날에 인스타에서 재밌게 봤던 짤입니다. 최대한 어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셨겠지만 뭔가 번역을 해놓으니까 영 맛이 안 사네요.

던지신 물음을 저도 옛날에 고민했던 적이 있어서 "철학은 무엇을 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짧은 글을 하나 작성했는데1), 지금도 생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철학은 (1)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들을 날카롭게 의심하고 반성해볼 기회나 계기, 이와 더불어 (2) 마구잡이로 아무 것이나 의심하지 않고 특정한 주제를 놓고 차근차근 논리적으로 조리 있게 잘 따져보는 모종의 '반성의 테크닉'을 줄 수 있는데, 이 두 가지는 가장 비철학적인 현실을 살아가는 이에게도 나름 '쓸모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철학은 무엇을 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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