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는 제우스 머릿속 아테나처럼 완성된 형태로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다

하이데거는 자신의 독특한 현상학적 사유가 제우스의 머리에서 아테나가 완성된 모습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갑자기 생겨났다고 생각한 적이 일생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다. 후설, 칸트, 그리고 특정 그리스 사상가들은 하이데거가 수행한 전통의 전유를 위해 길을 예고하고 준비했다. 결국 하이데거는 현상학과 초월론적 철학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그 누구보다도 더 깊이 발전시켰으나, 너무나 멀리 나아가 다른 이들에게는 알아볼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DeepL 번역 및 인용자 수정, Nano Banana 이미지 사용)

At no point in his life did Heidegger think his peculiar brand of phenomenological thinking sprang like Athena fully formed from the head of Zeus. Husserl, Kant, and certain Greek thinkers anticipated and prepared the way for the appropriation of the tradition undertaken by Heidegger. In the end, Heidegger took phenomenology and transcendental philosophy further in the direction he wanted to go than anyone had before, but he took them so far they ceased to be recognizable to others.

Chad Engelland, Heidegger's Shadow: Kant, Husserl, and the Transcendental Turn, New York: Routledge, Taylor & Francis Group, 2017, p. 84.

책을 읽다가 재미 있는 구절을 발견해서 올려봅니다. 머리에서 사유가 튀어나오는 과정을 제우스가 아테나를 낳는 과정으로 비유한 것도 인상적이고, 하이데거의 사유가 결코 그런 방식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는 것도 인상적이네요. 게다가, 저는 칸트, 후설, 하이데거의 관계에 대한 엥겔란드의 해석에 상당 부분 동의가 됩니다. 엥겔란드는 이 책에서 (a) 하이데거가 초기에는 칸트와 후설에게 동의하였다가 후기에는 그들로부터 '일탈'했다고 보는 논제, (b) 하이데거가 현상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보는 논제, (c) 초월론적 철학에 대한 후기 하이데거의 비판이 단순히 초월론적 철학에 대한 '거부'라고 보는 논제를 모두 논박하면서, 하이데거는 시종일관 현상학과 초월론적 철학을 전개하였고, 단지 그 사유를 칸트와 후설보다 더욱 근본적으로 밀어붙이고자 하였을 뿐이는 해석을 제시합니다. 제가 하이데거를 해석하는 방식도 정확히 엥겔란드의 입장과 일치하는데, 엥겔란드가 저와 같은 관점에서 하이데거를 읽으면서 방대한 하이데거의 문헌들을 잘 분석해 두고 있어서 참 반가운 데다 도움이 많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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